주미대사관, 윤창중 성추행 무마·은폐하려 했다

입력 2013-05-14 06:29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주미 한국대사관 여성 인턴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해당 인턴 직원이 자신의 객실문을 잠그고 현지 공관 관계자의 접근을 막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인턴 직원이 한차례 공관 관계자를 만난 직후 객실문을 잠가 현지 공관이 사건 무마 내지 축소 압력을 넣었기 때문에 문을 잠근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14일(한국시각) 공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8일 아침(현지시각) 워싱턴 한국문화원 간부가 '인턴 여직원이 성추행 당해 객실에서 울고 있다'는 소문을 직원들로부터 전해듣고 해당 인턴이 머물고 있던 페어팩스 호텔 객실로 찾아갔다. 1차로 상황을 파악한 문화원 간부는 같은 호텔에 머물고 있던 청와대 관계자에게 곧바로 보고했다. 당시 시각은 오전 7시 30분 정도. 그 뒤 재차 인턴 직원의 객실로 찾아갔으나 인턴 직원은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두번째 방문 때 인턴 직원이 갑자기 문을 잠근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경찰에 신고했으니 문을 잠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미씨유에스에이' 등 일부에서는 '윤창중 전 대변인이 공관 관계자와 함께 인턴 여직원의 객실로 찾아가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문화원 간부가 객실을 두차례 방문했다는 사실과 얼개가 맞는다. 즉 첫 방문 뒤 사태를 파악한 문화원 간부가 두번째 방문 때에는 윤 전 대변인을 동행하고 나타나자 인턴 여직원이 객실문을 걸어 잠갔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이에 대해 공관 관계자는 "사건을 무마하거나 인턴 여직원을 위협,협박하려던 것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윤 전 대변인도 당시 동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관 관계자는 "인턴 여직원과 방을 함께 쓰고 있던 문화원 여직원도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번 일로 그만둔 것"이라고 확인해 '무마 의혹'을 말끔히 지우지는 못했다.

사의를 밝힌 문화원 여직원은 공관 간부들이 사건처리에 안이하다며 현지 경찰에 직접 신고한 인물로 알려져 왔다. 이 여직원은 지난 8일 이후 현재까지 출근하지 않고 있다.
hope@cbs.co.kr
[워싱턴=CBS이기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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