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파문, 美-中간 힘겨루기로 번지나

입력 2013-06-14 11:12  

미국 통신 감시망의 실체를 폭로한 스노든 파문이 미·중관계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면서 양국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이 2009년부터 중국을 해킹해왔다고 폭로하면서 미·중 간 사이버 해킹을 둘러싼 갈등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 미·중 간 사이버 해킹 갈등 새 국면으로

미국은 중국이 자국 정부 전산망에 침투해 기밀을 훔친다고 비판을 쏟아냈으나 스노든의 폭로로 처지가 난처하게 됐다.

반면 사이버 공격 등 첨단 첩보전에서 미국의 최대 적수로 꼽히고 있는 중국은 그동안의 수세 국면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았다.

그동안 중국발 해킹에 대한 미국의 공격은 매우 구체적이고 집요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5월 발간한 ‘2013년 중국 군사·안보 태세 보고서’에서 미국 기업과 연방정부 기관 등을 상대로 한 사이버 해킹의 주체로 중국 정부와 군을 직접 지목했다.

지난 7~8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미국 재산에 대한 이런 직접적 절도 행위가 계속된다면 경제관계에서 매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스노든의 폭로로 중국은 미국의 도덕성을 물고 늘어질 재료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리하이둥 중국외교학원 교수는 차이나데일리에 “미국은 중국을 사이버 스파이라고 비난해왔으나 개인의 자유와 프라이버시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미국의) 고삐 풀린 권력이었다”고 말했다.

미·중 양국은 사이버 보안 관련 이슈를 논의하기 위한 정례 고위급 회담을 다음달 열 것으로 전망돼왔으나 이번 파문으로 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될 것인지, 양국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 벌써 주목되고 있다.

◈ 홍콩에 있는 스노든의 신병처리는?

스노든이 홍콩을 떠나지 않고 미국과 싸우겠다고 밝힌 것도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아무것도 결정된게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가 스노든의 신병 처리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홍콩 행정수반인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스노든의 미국 인도 여부와 관련해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개별 사안에 대해 언급할 수는 없지만 우리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상황 전개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국 2체제를 이유로 부담스러운 미국의 송환 요구를 피해가면서 대미관계에 스노든 카드를 적극 활용할 수도 있다.

환구시보는 13일 사설에서 “미국 여론은 스노든의 인도를 바라면서 홍콩의 자치권을 거론하고 있다”며 “미국과 홍콩이 인도조약을 맺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 美, 외국 연루된 스파이 언급하며 中 압박나서

미국 정부는 스노든이 중국으로 망명할 위험성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ABC방송은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스노든이 미국 첩보망에 대한 기밀을 들고 중국으로 망명할 수 있어 미국 정보 당국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가 아직 폭로하지 않은 기밀문서 수십건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 미국 국방장관 수석보좌관 제레미 배쉬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스노든의 중국 망명은 미국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외국 정부가 스노든의 머릿속에 있는 모든 정보를 알면 미국이 어떻게 통신 첩보를 입수하는지를 훤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은 애초 자국의 전화통화·전산망 감시체제에 관한 기밀을 영미 언론에 유출한 혐의 등으로 스노든을 추적했다.

그러나 스노든이 중국 영토에서 미국의 대(對)중국 해킹 실태를 밝히면서 미국은 이 사안을 외국이 연루된 스파이 사건으로 다루기 시작했다고 ABC 방송은 전했다.

미국 하원은 아예 중국을 직접 거론하고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하원 정보위원회가 에드워드 스노든이 중국과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 로저스(공화·미시간) 하원 정보위원장은 13일(현지시간) "스노든이 왜 홍콩으로 갔는지, 왜 홍콩에 계속 있는지, 어떻게 그곳에서 버티고 있는지, 중국 정부가 스노든의 체류에 협력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궁금한게 많다"고 말했다.

스노든은 10대 때 일본 만화 상품 판매 업체에서 근무했고 일본에서 IT(정보기술) 기술자로 일하는 등 일본에 대한 관심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중국과의 개인적 연관은 특별히 드러나지 않았다.

sunkim@cbs.co.kr
[CBS노컷뉴스 김선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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