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든, 홍콩 떠나 러시아로...최종 목적지는 남미?

입력 2013-06-24 04:16  

[워싱턴=CBS노컷뉴스 이기범 특파원] 미국 정부의 대규모 통신감청 프로그램을 폭로했던 전 CIA요원 에드워드 스노우든이 홍콩을 떠나 러시아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최종 목적지는 에콰도르 등 남미국가인 것으로 보인다.

홍콩과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23일(한국시각) 스노우든은 은신해있던 홍콩을 떠나 러시아 모스크바 행 아에로플로트 항공사 여객기에 올랐다.

이어 이날 오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행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일부 언론은 그가 러시아에 입국심사를 받지 않은 채 공항환승 구역에 머물며 쿠바 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또다른 언론은 그가 외교차량을 타고 공항을 빠져 나갔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22일 홍콩 정부에 스노우든의 미국송환을 요청했다. 미 법무부는 스노우든이 간첩법 위반혐의를 받고 있다며 홍콩 정부에 그를 '임시체포'해 미국으로 송환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홍콩정부는 요청 직후 '몇가지 법률적 문제'에 대해 미국정부의 답변을 요구했다. 이 와중에 스노우든이 러시아로 도피했다. 러시아는 스노우든 사건과 관련해 그에게 망명처를 제공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언론들은 스노우든이 취소된 미국 여권을 갖고 있음에도 그의 출국을 허용한 점을 들어 사실상 도피를 방조했다고 전했다.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는 미국에 스노우든을 송환하지 않을 수도, 그렇다고 '미국발 해킹의 최대 피해자'로 자처하고 있는 중국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도 없는 홍콩 정부로서는 스노우든을 제3국으로 보내는 것이 정치적,외교적 부담을 덜 수 있는 묘안일 것이라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스노우든의 최종 목적지는 현재 에콰도르와 베네주엘라,쿠바 등 남미의 한 나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에콰도르가 유력해 보인다. 에콰도르의 리카르도 파티노 외교장관은 이날 스노든이 자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에콰도르는 위키리크스의 창립자인 줄리안 어산지의 망명을 받아들인 곳으로, 그는 현재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1년여동안 피신해있다.

스노우든의 러시아행에 위키리크스 측 관계자가 동행한 점도 그가 에콰도르로 망명할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hop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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