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노우든 관련 국제 외교무대서 왕따되나

입력 2013-06-24 04:44  

[워싱턴=CBS노컷뉴스 이기범 특파원] 미국 정부의 대규모 통신감청 프로그램을 폭로했던 전 CIA요원 에드워드 스노우든에 대해 미국 정부가 그의 송환을 각국에 요청하고 있지만 사실상 거부를 당하는 등 국제외교무대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은 홍콩 정부로부터 한방을 얻어 맞았다. 미 법무부는 지난 22일(한국시각) 홍콩 정부에 '스노우든이 간첩법 위반혐의로 형사기소될 예정인만큼 그를 임시체포해 미국으로 송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스노우든의 여권은 취소됐다'며 '그의 해외여행을 허가해서도 안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홍콩 정부는 이날 "스노우든에 대한 미국 정부의 요청은 이를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미국 정부에 대해 몇가지 법률적인 문제를 되물었다. 아울러 홍콩 정부는 스노우든이 제기한 홍콩 및 중국에 대한 미국의 사이버 해킹 행위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에 반문했다. 홍콩 정부는 스노우든이 출국하자 "그의 출국을 막을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따라서 그는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인"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송환 요청을 홍콩 정부가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홍콩 정부의 이같은 입장은 송환을 반대하는 중국 정부와 홍콩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현재 스노우든이 머물고 있는 러시아 정부에 대해 스노우든의 해외출국을 막아달라고 요청을 하고 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4일(한국시각) 성명을 통해 "스노우든을 포함한 중범죄인들의 여권은 취소가 된다"며 "하지만 이같은 조치는 그의 시민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만큼 각 국가는 스노우든에 대해 미국행을 제외한 해외여행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는 미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지 않은 상태여서 러시아가 그의 출국을 막고 신병을 미국에 넘겨줄지는 미지수이다.

만약 러시아의 허용으로 그가 에콰도르나 쿠바,베네주엘라 등으로 출국한다면 미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이들 나라들이 대표적인 반미국가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들 나라를 움직일 '카드'도 별로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재로서는 미국의 외교력이 스노우든의 송환이라는 결과를 내올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전망이다.


hop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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