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신평사 규제 강화 방안이 자본시장법 표류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내용추가>>
외국계 신용평가사가 최대주주인 국내 신평사들이 순이익의 최대 90%를 주주에 배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국내 신용평가사 배당의 과도함을 지적했지만 '배당잔치'는 5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미국의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최대주주인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011년의 순이익 84억원 중 76억원을주주에 배당했다. 배당금을 순이익으로 나눈 배당성향은 90%에 이른다.
한신평 지분 %+1주'를 보유한 무디스는 38억원을 배당금으로 챙겼다.
한신평 관계자는 실적 변동이 크지 않아 올해도 무디스가 작년과 비슷한 금액을배당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2~2004년만 해도 배당성향 30%를 유지하던 한신평은 2005년 50%, 2006년 161%로 배당을 점차 늘렸다. 2008년에는 당기순이익 73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135억원을 배당에 투입했다.
한신평은 2009년부터 4년 연속 배당성향 90%를 유지하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 5년간 국내에서 배당금 약 220억원을 가져갔다.
영국의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최대주주인 한국기업평가[034950]도 최근 사업연도(2011년 10월∼2012년 9월)에 당기순이익 151억원 중 98억원(65%)을 주주에 배당했다.
지분율 73.55%인 피치는 지난해 한기평에서 72억원을 가져갔다. 2008년 55%였던한기평 배당성향은 2009년 99.70%로 높아졌다가 2010년부터 6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5년간 피치가 챙긴 배당금은 무디스와 비슷한 230억원 수준이다. 이 기간무디스와 피치가 한국에서 받은 배당금은 4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토종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2009년 당기순이익의 83.42%를 배당했지만2010년부터는 38∼39% 수준의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다.
배당이 많으면 기업 발전과 투자 등에 쓰이는 내부 유보금을 그만큼 적게 남길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고배당이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경쟁력을 갉아먹는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왔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무디스와 피치가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보다 투자금 회수에 몰두하고 있다"며 "영업실적을 올리는 데 지나치게 집중해신평사 사이에 불필요한 경쟁이 생겼다"고 말했다.
돈 버는 데 급급하다 보니 건전하지 않은 회사의 신용등급을 높게 매기는 '등급인플레이션'이 생겼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웅진그룹 계열사인 극동건설이 부도를 맞고지주사인 웅진홀딩스[016880]가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이후에야 이 회사 신용등급을 내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투자적격으로 분류됐던 LIG건설에 대해서도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나서 신용등급을 뒤늦게 강등했다.
한국기업평가 강철구 노조위원장은 "배당을 많이 하면 회사 성장동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피치 측에 이야기하고 있다"며 "남아있는 유보금은 회사 발전에 재투자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도 "무디스에 배당금을 줄여달라고 꾸준히 요구했지만, 외국계 기업은 배당을 당연한 권리로 생각한다"며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외국계 회사들의 합법적 배당을 막을 마땅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지난해 신용평가사들이 과도한 배당을 자제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신용평가사는 일반인과 금융거래를 하는 기관이 아니고공적인 역할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고배당 규제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며 "합법적배당을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신용평가 관련 규제를 신용정보법에서 자본시장법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으나 자본시장법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어 감독 규정 강화가 계획에 머물고 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외국계 신용평가사가 최대주주인 국내 신평사들이 순이익의 최대 90%를 주주에 배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국내 신용평가사 배당의 과도함을 지적했지만 '배당잔치'는 5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미국의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최대주주인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011년의 순이익 84억원 중 76억원을주주에 배당했다. 배당금을 순이익으로 나눈 배당성향은 90%에 이른다.
한신평 지분 %+1주'를 보유한 무디스는 38억원을 배당금으로 챙겼다.
한신평 관계자는 실적 변동이 크지 않아 올해도 무디스가 작년과 비슷한 금액을배당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2~2004년만 해도 배당성향 30%를 유지하던 한신평은 2005년 50%, 2006년 161%로 배당을 점차 늘렸다. 2008년에는 당기순이익 73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135억원을 배당에 투입했다.
한신평은 2009년부터 4년 연속 배당성향 90%를 유지하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 5년간 국내에서 배당금 약 220억원을 가져갔다.
영국의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최대주주인 한국기업평가[034950]도 최근 사업연도(2011년 10월∼2012년 9월)에 당기순이익 151억원 중 98억원(65%)을 주주에 배당했다.
지분율 73.55%인 피치는 지난해 한기평에서 72억원을 가져갔다. 2008년 55%였던한기평 배당성향은 2009년 99.70%로 높아졌다가 2010년부터 6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5년간 피치가 챙긴 배당금은 무디스와 비슷한 230억원 수준이다. 이 기간무디스와 피치가 한국에서 받은 배당금은 4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토종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2009년 당기순이익의 83.42%를 배당했지만2010년부터는 38∼39% 수준의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다.
배당이 많으면 기업 발전과 투자 등에 쓰이는 내부 유보금을 그만큼 적게 남길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고배당이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경쟁력을 갉아먹는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왔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무디스와 피치가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보다 투자금 회수에 몰두하고 있다"며 "영업실적을 올리는 데 지나치게 집중해신평사 사이에 불필요한 경쟁이 생겼다"고 말했다.
돈 버는 데 급급하다 보니 건전하지 않은 회사의 신용등급을 높게 매기는 '등급인플레이션'이 생겼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웅진그룹 계열사인 극동건설이 부도를 맞고지주사인 웅진홀딩스[016880]가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이후에야 이 회사 신용등급을 내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투자적격으로 분류됐던 LIG건설에 대해서도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나서 신용등급을 뒤늦게 강등했다.
한국기업평가 강철구 노조위원장은 "배당을 많이 하면 회사 성장동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피치 측에 이야기하고 있다"며 "남아있는 유보금은 회사 발전에 재투자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도 "무디스에 배당금을 줄여달라고 꾸준히 요구했지만, 외국계 기업은 배당을 당연한 권리로 생각한다"며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외국계 회사들의 합법적 배당을 막을 마땅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지난해 신용평가사들이 과도한 배당을 자제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신용평가사는 일반인과 금융거래를 하는 기관이 아니고공적인 역할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고배당 규제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며 "합법적배당을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신용평가 관련 규제를 신용정보법에서 자본시장법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으나 자본시장법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어 감독 규정 강화가 계획에 머물고 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