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ㆍ중국ㆍ일본 3국이 아세안(ASEAN) 수출 시장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10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성장 동력이 높은 경제권으로 꼽힌다.
한국은 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수출 비중을 꾸준히 키우고 있지만FTA의 활용도가 높지 못한 점, 환 위험 노출이 심한 점이 위험 요소로 지적된다.
아세안 시장에서 일찍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일본과 중국 사이 '샌드위치'로 머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韓 아세안 수출 비중 북미ㆍ유럽 넘어…中은 맹추격 3일 금융투자업계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한국의 아세안 시장에 대한수출은 전체 수출의 14.5%를 차지해 북미(11.6%)와 유럽(12.4%)에 대한 수출 비중보다 컸다.
중남미에 대한 수출은 6.6%, 대양주(오세아니아)에 대한 수출은 2.8%로 집계됐다.
한국의 대(對)아세안 수출 비중은 2006년에는 9%대에 머물렀지만 이후 꾸준히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에 미국과 유럽에 대한 수출은 하락세다. 2002년에서 올해 1월사이 대미국 수출 비중은 21%대에서 11%대로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고 대유럽 수출비중은 16%대에서 12%대로 하락했다.
한국의 작년 전체 수출은 전년보다 1.2% 줄었지만 대아세안 수출은 10.2%나 늘어났다.
이 사이 중국과 일본도 아세안 시장에 대한 수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세계 경제전망기관 CEIC의 집계에 따르면 일본의 아세안 시장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2002년 말 13.4%에서 올해 1월 16.2%로 올랐다.
대지진, 에너지 문제 등으로 2011년 이후 일본의 전체 수출 증가율은 정체했지만 대아세안 수출 의존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대아세안 수출 비중이 7∼8%에 머물렀던 중국은 꾸준히 비중을 늘려 올해 1월에는 수출의 10.1%를 아세안 시장에 의지했다.
특히 중국의 대아세안 수출은 2009년 말 이후 지난달까지 매달 전년 동기 대비10% 이상의 빠른 증가율을 보였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연구원은 "금융위기를 전후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수요가 악화하자 동아시아 3국이 아세안 시장을 두고 본격적인 경쟁관계에 들어섰다"고분석했다.
◇아세안, 고성장ㆍ저임금 매력에 '아시아 생산기지'로 아세안시장의 매력이 부상한 데는 우선 미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가 작용했다.
생산 침체로 상품 수요가 떨어지면서 선진국 수출 비중은 자연스럽게 줄었다.
금융위기 이전에 주목을 받은 곳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004080] 4개국으로 구성된 브릭스(BRICs)였다.
브릭스는 풍부한 자원, 낮은 인건비를 등에 업고 주요국의 개발 1순위 경제권으로 꼽혔다.
하지만 브릭스도 세계 경기 침체의 직격타를 맞았다.
매년 높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보였던 중국은 작년 성장률이 7.8%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8% 아래로 내려갔다.
브라질은 가라앉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2011년 8월 이후 10개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작년 GDP 성장률이 1%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아세안 10개국은 1997∼1998년 외환위기를 겪은 후 급격한 통화 절하와 인건비 매력, 외국인 직접 투자 확대 등을 바탕으로 수출을 늘렸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아세안 주요 5개국은 매년 평균 5%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중국의 임금 수준이 상승하면서 동북아시아 생산 기지가 아세안 쪽으로 밀려날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연구원은 "최근 중국은 인건비 상승으로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자 생산 기지를 아세안 지역으로 옮기고 있다"며 "중국이 아세안 시장을 잠식하면 한국의혜택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현재 주요 경제권 중에서 아세안 지역의 성장동력이 가장 강한 상태"라며 "대아세안 수출 증가는 장기적인 추세라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FTA 효율화ㆍ환율 문제 고려해야 한국이 아세안 시장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유무역협정(FTA)의효율적인 활용과 환율 변수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세계 수출 시장에서 일본과 중국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에 아세안 시장에서는 한국이 주도적인 지위를 선점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아세안과 2007년 FTA를 체결했지만 활용도가 충분치 않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아세안 10개국과 아세안의 FTA 파트너 6개국(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도)이 참가하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도 눈에 띄는 진전이 없다.
이에 아세안 회원국 중 유력 신흥국과 현재보다 높은 수준의 협정을 맺는 방법등이 제기됐다.
한국무역연구원 명진호 연구원은 "한국은 이미 체결한 아세안과의 FTA를 개선하고 개별 국가와 양자 FTA 추진도 서둘러야 한다"며 "아시아 역내 FTA 추진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맡아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엔화 약세ㆍ원화 강세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다.
한국은 중국ㆍ일본 모두와 수출 상위 품목이 상당수 겹치기 때문에 가격 변수가수출 환경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박상현 연구원은 "아세안 시장은 벌써 일본과 중국이 영향력을 크게 높인 상태"라며 "한국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잃어버리면 아세안 시장에서 밀려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정민 연구원은 "한국 상품들이 환율 때문에 입는 타격을 줄이려면 일본, 중국 제품보다 품질 측면에서 차별화하는 전략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hye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10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성장 동력이 높은 경제권으로 꼽힌다.
한국은 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수출 비중을 꾸준히 키우고 있지만FTA의 활용도가 높지 못한 점, 환 위험 노출이 심한 점이 위험 요소로 지적된다.
아세안 시장에서 일찍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일본과 중국 사이 '샌드위치'로 머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韓 아세안 수출 비중 북미ㆍ유럽 넘어…中은 맹추격 3일 금융투자업계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한국의 아세안 시장에 대한수출은 전체 수출의 14.5%를 차지해 북미(11.6%)와 유럽(12.4%)에 대한 수출 비중보다 컸다.
중남미에 대한 수출은 6.6%, 대양주(오세아니아)에 대한 수출은 2.8%로 집계됐다.
한국의 대(對)아세안 수출 비중은 2006년에는 9%대에 머물렀지만 이후 꾸준히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에 미국과 유럽에 대한 수출은 하락세다. 2002년에서 올해 1월사이 대미국 수출 비중은 21%대에서 11%대로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고 대유럽 수출비중은 16%대에서 12%대로 하락했다.
한국의 작년 전체 수출은 전년보다 1.2% 줄었지만 대아세안 수출은 10.2%나 늘어났다.
이 사이 중국과 일본도 아세안 시장에 대한 수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세계 경제전망기관 CEIC의 집계에 따르면 일본의 아세안 시장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2002년 말 13.4%에서 올해 1월 16.2%로 올랐다.
대지진, 에너지 문제 등으로 2011년 이후 일본의 전체 수출 증가율은 정체했지만 대아세안 수출 의존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대아세안 수출 비중이 7∼8%에 머물렀던 중국은 꾸준히 비중을 늘려 올해 1월에는 수출의 10.1%를 아세안 시장에 의지했다.
특히 중국의 대아세안 수출은 2009년 말 이후 지난달까지 매달 전년 동기 대비10% 이상의 빠른 증가율을 보였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연구원은 "금융위기를 전후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수요가 악화하자 동아시아 3국이 아세안 시장을 두고 본격적인 경쟁관계에 들어섰다"고분석했다.
◇아세안, 고성장ㆍ저임금 매력에 '아시아 생산기지'로 아세안시장의 매력이 부상한 데는 우선 미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가 작용했다.
생산 침체로 상품 수요가 떨어지면서 선진국 수출 비중은 자연스럽게 줄었다.
금융위기 이전에 주목을 받은 곳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004080] 4개국으로 구성된 브릭스(BRICs)였다.
브릭스는 풍부한 자원, 낮은 인건비를 등에 업고 주요국의 개발 1순위 경제권으로 꼽혔다.
하지만 브릭스도 세계 경기 침체의 직격타를 맞았다.
매년 높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보였던 중국은 작년 성장률이 7.8%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8% 아래로 내려갔다.
브라질은 가라앉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2011년 8월 이후 10개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작년 GDP 성장률이 1%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아세안 10개국은 1997∼1998년 외환위기를 겪은 후 급격한 통화 절하와 인건비 매력, 외국인 직접 투자 확대 등을 바탕으로 수출을 늘렸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아세안 주요 5개국은 매년 평균 5%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중국의 임금 수준이 상승하면서 동북아시아 생산 기지가 아세안 쪽으로 밀려날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연구원은 "최근 중국은 인건비 상승으로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자 생산 기지를 아세안 지역으로 옮기고 있다"며 "중국이 아세안 시장을 잠식하면 한국의혜택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현재 주요 경제권 중에서 아세안 지역의 성장동력이 가장 강한 상태"라며 "대아세안 수출 증가는 장기적인 추세라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FTA 효율화ㆍ환율 문제 고려해야 한국이 아세안 시장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유무역협정(FTA)의효율적인 활용과 환율 변수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세계 수출 시장에서 일본과 중국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에 아세안 시장에서는 한국이 주도적인 지위를 선점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아세안과 2007년 FTA를 체결했지만 활용도가 충분치 않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아세안 10개국과 아세안의 FTA 파트너 6개국(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도)이 참가하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도 눈에 띄는 진전이 없다.
이에 아세안 회원국 중 유력 신흥국과 현재보다 높은 수준의 협정을 맺는 방법등이 제기됐다.
한국무역연구원 명진호 연구원은 "한국은 이미 체결한 아세안과의 FTA를 개선하고 개별 국가와 양자 FTA 추진도 서둘러야 한다"며 "아시아 역내 FTA 추진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맡아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엔화 약세ㆍ원화 강세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다.
한국은 중국ㆍ일본 모두와 수출 상위 품목이 상당수 겹치기 때문에 가격 변수가수출 환경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박상현 연구원은 "아세안 시장은 벌써 일본과 중국이 영향력을 크게 높인 상태"라며 "한국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잃어버리면 아세안 시장에서 밀려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정민 연구원은 "한국 상품들이 환율 때문에 입는 타격을 줄이려면 일본, 중국 제품보다 품질 측면에서 차별화하는 전략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hye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