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해외채권 잡아라" 증권사들 경쟁 치열

입력 2013-04-15 05:57  

해외채권 조직 확대하고 관련 상품 출시도 잇따라

저금리ㆍ저성장ㆍ고령화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해외채권이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관련 상품을 내놓고 사업을 늘리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있다.

15일 전문가들은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얻으려면 환율 변동 위험과 해당 국가의부도 위험 등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Ɖ저(低)' 시대 중수익ㆍ비과세 해외채권 인기 국내 주식시장이 경기침체와 환율 불안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금금리도 연 4%대를 찾기가 거의 불가능해졌고 인구 고령화로 새 성장 산업을 찾기도 어렵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선진국 주식시장 역시 흔들리자 투자자들은 브라질, 터키, 인도 등 신흥국 국채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들 국가는 국채 표면금리가 연 3∼10%에 이른다. 세후(稅後) 수익률도 연 1∼8%로 높은 편이다.

한국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2일 현재 연 2.67%, 5년물 금리가 연 2.76%에 그친것과 비교하면 해외채권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

해외채권은 환율 변동성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통화 가치가 떨어져 있는 국가의 채권을 사들인 뒤 통화 가치가 다시 상승했을 때 되팔면 환차익을 얻을수 있다.

가장 먼저 주목받은 것은 브라질 국채다. 브라질 국채 금리는 9%를 넘어서기 때문에 한국 국채보다 7%가량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단지, 브라질 국채는 투자금액의 6%를 토빈세로 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한국과 브라질 간의 조세협약에 따라 환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이 있다.

브라질 국채 인기에 힘입어 인도 국채, 멕시코 국채,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채까지 등장했다. 이들 국채는 토빈세가 없다.

최근 '우리다시본드(Uridashi bond)'로 불리는 소매외화채권도 등장했다. 소매외화채권은 신용도가 높은 국내 회사들이 외국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한국에서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만 발행한다.

소매외화채권은 환율 변동에 따라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외환으로 사되, 채권의신용등급은 한국 기업 등급이 적용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이다.

안경환 대신증권 채권영업본부장은 "최근 투자 대안이 부족한 국내 투자자의 요구를 반영해 높은 금리의 신흥국 통화 해외채권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 증권사 해외채권 조직 확대…"환 위험은 조심해야" 증권사들은 해외채권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앞다퉈 상품을 내놓고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가장 다양한 해외채권 상품을 중개하는 곳은 신한금융투자다.

신한금융투자는 작년부터 브라질 채권 판매를 중개한 데 이어 이달 들어 멕시코, 호주, 러시아, 말레이시아, 남아공 국채 판매를 시작했다. 회사는 올해 들어서만브라질국채를 2천83억원 어치 팔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작년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그룹을 새로 만들고 해외채권 동력을 키우고자 관련 인력을 영입했다.

KDB대우증권은 올해 1월부터 브라질 국채를 판매해 총 21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1월 말 출시한 터키 국채는 40억원 어치가 판매됐다.

KDB대우증권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터키 리라화와 브라질 헤알화로 발행한소매외화채권을 이달부터 판매하고 6개월 수익률을 연 8%로 잡았다.

이 회사는 연구소 인력을 중심으로 해외채권 투자의 중요 고려사항인 해외 통화를 분석하는 전담 조직을 만들 계획이다.

대신증권도 소매외화채권 판매를 시작했다. 대신증권은 수출입은행이 터키 리라화, 러시아 루블화, 멕시코 페소화, 남아공 랜드화, 호주 달러화로 발행한 소매외화채권을 표면금리 연 6.46∼8.06%로 내놨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현재까지 소매외화채권의 판매금액은 30억원에 달하고 대기수요를 합치면 앞으로 50억∼60억원의 판매액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동양증권은 지난달 472억원 규모로 판매한 인도 국채가 하루 만에 완판됐고 이달 안에 인도 채권을 추가 판매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들어 브라질 국채 판매액이 3천억원을 넘어섰다.

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브라질 국채를 판매하고 있고 인도 국채판매도 준비 중이다.

그러나 환율 변동이 큰 손실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상품마다 자본차익, 환차익, 이자에 대한 세금부과 기준이 다르고 토빈세가 적용되는 때도 있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은 "해당 국가의 통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면 국채 투자자가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크게 볼 수 있다"며 "해외채권에 투자하기 전에는 해당국의 부도위험 등 경제 여건과 세제 등을 통합적으로 살펴봐야한다"고 말했다.

hye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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