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업 R&D투자 매출의 1.2%…IT 제외하면 감소세

입력 2013-04-21 05:58  

IT업종 연구개발비가 전체의 72% 규모…'쏠림' 심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비용이 매출의 1.2%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이는 정보기술(IT) 업종의 연구개발 투자 증가로 인한 '착시효과'에 가깝다. IT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은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감소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작년 국내 주요상장사들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24%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이후 현재까지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1천211개사의 연도별 매출과연구개발비를 조사한 결과다.

전체 기업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2004년 1.01%로 1% 벽을 넘어섰고 이후 2007년 1.15%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2008년에는 1.09%로 줄었다. 이후 다시 증가해 2010년 1.56%까지 치솟았지만 유럽재정위기의 여파로 2011년 1.17%로 급감했다.

작년에는 전년보다는 다소 R&D 비중이 늘었지만 2010년 수준에는 크게 못 미쳤다. 더구나 IT업종을 제외하면 전년도에도 못 미쳤다.

분석대상에서 IT 업종 316개사를 제외하면 매출 대비 R&D 비중이 지난해 0.43%로 크게 떨어진다. 이 비중은 2010년 0.56%에서 2011년 0.44% 등 3년째 하락세다.

IT는 상대적으로 R&D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타 업종은 연구개발에 인색했다는 의미이다.

작년 기준으로 분석 대상 전체 기업의 매출액과 연구개발비 합계는 각각 1천685조3천903억원, 20조8천380억원이었다.

IT 업종 기업의 연구개발비가 14조9천631억원으로 전체의 71.8%에 달했다. IT업종 매출은 전체의 18.8% 수준이었다. IT 업종 연구개발비는 2009년에는 전체의 63.1% 수준이었다.

국내 IT 업체들은 과감한 R&D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인한 우려 속에서도 나홀로 선전하고 있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기업과 산업별 편차가 있지만 R&D 비용을 늘려가고 있는 기업들의 매출 성장세가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실제로 저성장공포 속에서도 R&D 투자를 과감히 한 IT 업종은 부진한 타 업종과 달리 실적 호조를보이며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 특성상 IT는 R&D 비중이 타 업종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러나 IT와의 비교가 아니라 동일 업종의 연도별 추이에서도 R&D 비중이 줄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IT 업종의 경우 매출 대비 R&D 비중이 지난해 4.72%에 달했다. 이 비중은 2000년 2.47%에 불과했으나 꾸준히 증가해 5%선을 넘보고 있다. 2009년 3%대로 주춤했으나 다시 3년 연속 4%대를 기록했다.

반면에 나머지 업종은 헬스케어 등 일부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R&D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기관련 소비재 업종은 2010년 0.95%에서 작년 0.68%로 줄었고, 산업재도 같은기간 0.39%에서 0.31%로 감소했다.

소재(0.41%→0.37%), 에너지(0.21%→0.13%), 전기통신서비스(1.22%→0.82%), 필수소비재(0.31%→0.27%) 등도 일제히 R&D 비중이 떨어졌다.

연구개발에 투자를 많이 하지 않으면 신제품과 신기술을 개발하지 못해 경쟁력이 저하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원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R&D 비중이 과도하게 낮으면 기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을 상실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라며 "제조업에 있어서는 특히적정한 R&D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doubl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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