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정찬 사장 주식 공개매수 선언에도 반응 '싸늘'
상장폐지가 결정된 줄기세포 치료업체 알앤엘바이오[003190]가 정리매매 첫날 폭락, 소액주주들이 최대 2천억원 대에 이르는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알앤엘바이오 측이 정리매매 시작과 함께 소액주주들의 주식을 주당 5천원에 사들여 분할 상환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주주들의 원성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 알앤엘바이오 시총 7개월만에 4천억원 '증발'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알앤엘바이오는 직전 거래일보다 82.77% 하락한 주당 230원에 거래됐다.
알앤엘바이오 주가는 지난해 9월만 해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5천500원 가까이 올랐다. 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매 예방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면서4천581억원까지 뛰었던 시총은 이날 23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알앤엘바이오가 제출한 2012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소액주주 현황을파악한 결과 지난해 12월31일 현재 개인투자자는 4만7천155명, 보유 주식 비중은 81.55%로 나타났다.
작년 말 시총(3천131억원)을 기준으로 개미들의 보유지분 가치는 2천362억원 수준이다. 지난달 21일 거래정지 직전 시총(1천362억원)을 기준으로 한 개인투자자 지분 가치는 1천110억원으로 추정된다.
정리매매 기간 자금 회수율이 일반적으로 50%를 넘기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최대 2천억원, 적어도 6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코스피200 지수 구성 종목인 알앤엘바이오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지난해 영업손실 266억원, 당기순손실 561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률 50% 이상으로 관리종목에편입되면서부터다.
이후 외부 회계법인이 이 회사의 주된 영업활동인 줄기세포 추출·배양 행위의적법성, 관계기업과 종속기업에 대한 투자의 적정성 의문 등을 이유로 감사의견을거절하면서 상장폐지가 기정사실로 됐다.
알앤엘바이오는 지난 19일 한국거래소를 대상으로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정을 제기했지만 같은 날 라정찬 회장의 주가 조작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회생 가능성이 희박해진 모습이다.
검찰은 라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매하고 차익을 챙겼다는 혐의를 잡고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 라정찬 회장, 주식 공개매수 선언 상장폐지 과정에서 계열사 알앤엘삼미[007390]의 경영권을 확보, 소액주주들로부터 주주이익 보전은 뒷전이라는 원성을 샀던 라 회장은 정리매매 첫날 강수를 뒀다.
라 회장은 23일 회사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재창업의 각오로 알앤엘바이오를반드시 일으키겠다"며 주식 공개 매수를 선언했다.
그는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 50%를 주당 5천원에 사들여 5년을 거치하고 5년간분할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매수가격 주당 5천원은 23일 알앤엘바이오 종가의 20배에 달하는 금액이지만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주주만 라 회장에게 주식을 매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알앤엘바이오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50주를 25만원에 팔 수 있으며, 2018년부터 분할 상환을 받기 시작해 2023년 25만원 전부를 손에 쥘 수 있는셈이다.
알앤엘바이오는 주주들에게 주식 매각 1년 후부터 매각한 주식을 다시 받을 수있는 콜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재상장 시 주주들이 시세차익을 누릴 수있도록 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라 회장은 "줄기세포 사업에 꼭 필요하지 않은 사업과 인력을 정리해 100억원이상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중국·일본·유럽·터키 등 해외법인에 대한 투자를 유치해 올해 안에 1천만 달러 이상을 회수하겠다"며 재기 의지를 피력했다.
자신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줄기세포 기술원장으로 남고 능력 있는 대표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하겠다고도 밝혔다.
알앤엘바이오의 한 관계자는 "주식 공개매수 선언 이후 주주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오늘 하루 동안에만 100통이 넘는 문의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 회장의 주식 매수 선언에도 일부 주주는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포털 사이트의 종목 토론방에서 아이디 'popu***'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주식공개매수도 어디까지나 회사가 살아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라며 "상장폐지 회사가비상장 상태에서 5년을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알앤엘바이오 주식을 3년 전 2천원 후반대에 매수하고 지켜봐 왔다"며 "그간 공시 변경이 잦았던 알앤엘바이오가 5년 후 주식 매수 약속을 이행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상장폐지가 결정된 줄기세포 치료업체 알앤엘바이오[003190]가 정리매매 첫날 폭락, 소액주주들이 최대 2천억원 대에 이르는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알앤엘바이오 측이 정리매매 시작과 함께 소액주주들의 주식을 주당 5천원에 사들여 분할 상환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주주들의 원성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 알앤엘바이오 시총 7개월만에 4천억원 '증발'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알앤엘바이오는 직전 거래일보다 82.77% 하락한 주당 230원에 거래됐다.
알앤엘바이오 주가는 지난해 9월만 해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5천500원 가까이 올랐다. 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매 예방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면서4천581억원까지 뛰었던 시총은 이날 23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알앤엘바이오가 제출한 2012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소액주주 현황을파악한 결과 지난해 12월31일 현재 개인투자자는 4만7천155명, 보유 주식 비중은 81.55%로 나타났다.
작년 말 시총(3천131억원)을 기준으로 개미들의 보유지분 가치는 2천362억원 수준이다. 지난달 21일 거래정지 직전 시총(1천362억원)을 기준으로 한 개인투자자 지분 가치는 1천110억원으로 추정된다.
정리매매 기간 자금 회수율이 일반적으로 50%를 넘기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최대 2천억원, 적어도 6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코스피200 지수 구성 종목인 알앤엘바이오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지난해 영업손실 266억원, 당기순손실 561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률 50% 이상으로 관리종목에편입되면서부터다.
이후 외부 회계법인이 이 회사의 주된 영업활동인 줄기세포 추출·배양 행위의적법성, 관계기업과 종속기업에 대한 투자의 적정성 의문 등을 이유로 감사의견을거절하면서 상장폐지가 기정사실로 됐다.
알앤엘바이오는 지난 19일 한국거래소를 대상으로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정을 제기했지만 같은 날 라정찬 회장의 주가 조작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회생 가능성이 희박해진 모습이다.
검찰은 라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매하고 차익을 챙겼다는 혐의를 잡고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 라정찬 회장, 주식 공개매수 선언 상장폐지 과정에서 계열사 알앤엘삼미[007390]의 경영권을 확보, 소액주주들로부터 주주이익 보전은 뒷전이라는 원성을 샀던 라 회장은 정리매매 첫날 강수를 뒀다.
라 회장은 23일 회사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재창업의 각오로 알앤엘바이오를반드시 일으키겠다"며 주식 공개 매수를 선언했다.
그는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 50%를 주당 5천원에 사들여 5년을 거치하고 5년간분할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매수가격 주당 5천원은 23일 알앤엘바이오 종가의 20배에 달하는 금액이지만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주주만 라 회장에게 주식을 매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알앤엘바이오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50주를 25만원에 팔 수 있으며, 2018년부터 분할 상환을 받기 시작해 2023년 25만원 전부를 손에 쥘 수 있는셈이다.
알앤엘바이오는 주주들에게 주식 매각 1년 후부터 매각한 주식을 다시 받을 수있는 콜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재상장 시 주주들이 시세차익을 누릴 수있도록 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라 회장은 "줄기세포 사업에 꼭 필요하지 않은 사업과 인력을 정리해 100억원이상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중국·일본·유럽·터키 등 해외법인에 대한 투자를 유치해 올해 안에 1천만 달러 이상을 회수하겠다"며 재기 의지를 피력했다.
자신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줄기세포 기술원장으로 남고 능력 있는 대표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하겠다고도 밝혔다.
알앤엘바이오의 한 관계자는 "주식 공개매수 선언 이후 주주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오늘 하루 동안에만 100통이 넘는 문의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 회장의 주식 매수 선언에도 일부 주주는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포털 사이트의 종목 토론방에서 아이디 'popu***'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주식공개매수도 어디까지나 회사가 살아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라며 "상장폐지 회사가비상장 상태에서 5년을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알앤엘바이오 주식을 3년 전 2천원 후반대에 매수하고 지켜봐 왔다"며 "그간 공시 변경이 잦았던 알앤엘바이오가 5년 후 주식 매수 약속을 이행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