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사치품회사 등 '감사 사각지대' 외부감사 추진

정부, 지하경제 양성화 위해 유한회사 외부감사 검토로펌ㆍ회계법인ㆍ종교단체ㆍ외국계 금융회사 등 대상

금융당국이 유한회사 등에 대한 외부회계감사의무화를 내부과제로 검토하기로 했다. 새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와 맞물려 탄력을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법무법인(로펌), 회계법인, 종교·복지단체 등 비영리단체, 일부 외국계금융회사, 루이뷔통 코리아와 외국 고가사치품 회사들은 외부감사를 받지 않아 회계투명성 제고에 대한 요구가 많다.

금융당국은 29일 사회 전반에서 유한회사 등에 대한 외부회계감사를 요구하는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이를 장기과제로 설정해 두고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밝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학교법인이나 상호금융조합 등에 대한 외부감사 확대 적용이 추진되는 만큼 이들 분야에서 필요한 것을 지원하는 것으로 시작해 유한회사로확대하는 것이 필요한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외부감사 확대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있는 만큼 금융위가학계, 전문기관 등의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안다"며 "제도적인 개선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과제로 설정해 추진 방안을 살펴보되, 사회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타이밍을 보면서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정부가 모든 사립대의 외부 회계감사증명서를 직접 검증하게 된다. 최근에는 상호금융조합의 회계 투명성이 낮다는 지적에 따라 이들 조합을 외부감사 의무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현행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상 외부감사 대상은 ▲ 직전 연말 자산총액 100억원 이상 ▲ 자산 70억원 이상이면서 부채가 70억원 이상 ▲ 자산 70억원이상이면서 종업원이 300명 이상 주식회사다. 또 상장사, 주권상장 예정법인 등이다.

그러나 사원이 회사 출자금을 한도로 책임을 지는 유한회사는 외부감사 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매출과 영업이익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도 없다.

일부 외국 유명 고가사치품 업체들이 대표적이다.

지난 1991년 국내에 진출한 루이뷔통 코리아는 주식회사로 있다가 작년 말 갑자기 유한회사로 전환했다. 프랑스 화장품기업 시슬리 코리아도 유한회사로 바뀌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게 됐다.

그동안 외국 고가사치품 업체들은 수천억원대 매출에도 기부에 인색하고 한국에서 얻은 수익 상당액을 배당으로 외국으로 빼돌린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매출 등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종교·복지단체 등 비영리단체의 회계처리가 불투명한 것도 사회 문제가 돼 감사보고서 제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로펌도 일부 대형사는 매출액이 1천억원이 넘지만 외부감사를 받지 않는다. 김앤장, 태평양, 광장, 세종, 율촌 등은 매출액이 1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감사를 하는 대형 회계법인도 정작 매출액이 1천억원이 넘지만 자신들은 외부감사를 받지 않는다. 2011회계연도 삼일회계법인 매출은 4천588억원, 안진회계법인은 2천506억원, 삼정회계법인은 1천784억원, 한영회계법인은 1천310억원이었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회사가 아니지만 사실상 주식회사와 비슷한 의사결정을 하거나 매출 규모가 비슷하다면 외부감사를 받아야 한다"며 "이처럼 투명성을 높이는 과정이 지하경제 거래 관행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k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