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호 "우리투자증권을 업계 선도 IB로 키우겠다"

입력 2013-05-06 05:54  

IB 육성 위한 영업용순자본비율 규제 완화 주문"투자자 요구에 맞는 새로운 상품개발만이 살길"

황성호 우리투자증권[005940] 사장이 앞으로 우리투자증권을 투자은행(IB) 업무를 선도하는 증권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진통 끝에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대형 증권사들이 본격적인 IB 업무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황 사장은 IB 육성을 위해서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를 다소 풀어줄 것을 주문했다.

미래상품발굴단을 조직해 시장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는 황 사장은 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자본시장법 개정안 처리의 의미에 대해 "선도 투자은행을 육성하는 출발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황 사장은 "이제 기업 신용공여 업무가 새롭게 허용돼 IB의 자금조달 기능이 한층 강화되고 기존의 주식자본시장(ECM), 채권자본시장(DCM)에 국한된 업무가 기업대출 업무까지 넓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투자증권은 과거 종금업 면허증을 가지고 기업여신을 해본 경험도 있다"며 "심사분석 기능이 체계적으로 작동하도록 준비한 다음 본격적인 신용공여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가 IB 업무를 하려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현재이 기준을 맞춘 곳은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006800], 삼성증권[016360],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003450] 등 5곳이다.

그러나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애초 계획보다 축소되고 NCR 규제가 엄격한 것에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부는 애초 기업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300%로제시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100%로 낮아졌다.

기업들이 주로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고 자본시장도 신용도가 높은 기업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이런 규제로 종합금융투자업자가 신용공여를 얼마나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현재 NCR 규제도 기업 신용공여에 대한 부분이 적절히 반영되지 않아 신용공여를 확대하면 NCR가 과도하게 하락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는게 증권사들의 요구였다.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규제 기준이 8%인데 증권사의 건전성 지표인 NCR 규제 기준은 150%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작년 말 현재 NCR 비율은 602.99%이며 업계 평균은 498.56%이다.

황 사장은 "증권사의 NCR 150%면 은행 BIS로 18% 정도는 될 것"이라며 "NCR 규제는 좀 더 풀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중심의 단순하고 유사한 비즈니스 구조를 갖게된 데는 여러 가지 규제 탓도 있기 때문에 종합금융투자사들이 신규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도록 금융당국의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대형 증권사의 업무영역이 점차 넓어지게 됐지만 황 사장은 앉아서 홍시가 떨어지길 기다리지 않고 먼저 적극적으로 나무에 올라가는 스타일이다.

작년 투자자들을 위한 신상품 개발에 나서려고 조직한 미래상품발굴단이 바로단적인 예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투자자들의 요구에 맞춰 새로운 상품 개발에 나서는 전담조직을 구성한 것이다. 발굴단 산하에는 분야별로 6개팀을 두고 미래 먹을거리를열심히 찾고 있다.

최근 성과를 올린 유전펀드와 비교적 안정적이면서 높은 월 지급금을 제공하는颼세시대 플러스인컴랩', 특허받은 매매기법으로 주식을 자동매매하는 '스마트 인베스터' 등이 새로운 작품이다.

100세시대 플러스인컴은 출시 2개월 만에 1천200계좌, 750억원이 모집되며 고객의 큰 관심을 끌었다.

황 사장은 "금융자산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지만 상품이 다양하지 못해 투자자들이 마땅히 투자할 곳이 별로 없다. 이제 국내 시장에는 한계도 왔다. 투자자들이 맘놓고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국내외에 상관없이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일본의 모든 증권사가 2007∼2010년 4년간 적자를 냈다. 앞으로 우리도 구조적으로 그렇게 갈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인지는 알 수 없다"며 "다양한 상품 개발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증권사가 리테일 사업에서 적자를 내고 있지만 우리는 그래도 월간50억∼100억원 정도 벌고 있다"며 "리테일도 단순 브로커리지에서 벗어나 자산관리화하고 있으며 시장을 영향력을 받는 것에서 점차 벗어나려 하고 있으니 우리투자증권의 변신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황 사장은 은행, 카드, 증권, 신탁 등 금융권 여러 방면에서 경력을 쌓은 몇 안되는 인물 중 하나다. 그의 이런 경험이 금융권의 벽이 점차 무너지는 시대에 어떤시너지 효과를 낼지 지켜볼 대목이다.

황 사장은 그동안 씨티은행 소비자금융부 지역본부장, 다이너스클럽카드 한국지사장, 옛 제일투자증권 대표, PCA투자신탁운용 대표, 한국금융투자협회 비상근부회장 등으로 일해왔다.

kak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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