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김중수 한은 총재와 '힘겨루기'

입력 2013-05-08 05:52  

금리동결 시사 발언에도 인하 기대감 '꿋꿋'

한국은행의 5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금융시장이 또다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맞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앙은행 총재와 금융시장이 이처럼 마주 보고 평행선을 달리면 결국 한쪽이 큰 피해를 보고 시장에도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 총재는 지난 3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방문한 인도뉴델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리 인하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총재는 "지난해 내린 0.5%포인트도 굉장히 큰 것"이라며 "한국이 기축통화를쓰는 미국, 일본도 아닌데 어디까지 가란 것인가"라고 반문하기까지 했다.

오는 9일 열리는 금통위를 앞두고 이뤄진 그의 이런 발언에 대해 금융시장은 금리를 동결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김 총재의 발언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6일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금리가 전 거래일보다 0.09%포인트 오르고 10년물도 0.07%포인트 상승하는 등 금리가 상승세를보였다.

하지만 김 총재가 금리 인하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강하게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인 7일엔 금리가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54%로 전 거래일보다 0.02%포인트 떨어졌고 5년물과 10년물도 0.01%포인트씩 하락했다.

김 총재 발언의 '약발'이 단 하루에 그쳤을 뿐 시장에선 호주 중앙은행(RBA)이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금리 인하에 대한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김 총재가 금리 인하에 강한 반대의사를 밝혔지만 호주가금리를 인하하자 우리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다시 확산됐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지난 3월과 4월에도 마찬가지였다.

국고채 3년 금리가 금통위를 앞두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락하다가금통위의 동결 결정 직후 일시 급등한 뒤 이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양상이 반복됐던 것이다.

김 총재의 이번 발언 때문에 금융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금리가 이번엔 동결될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시장의 실제 금리 움직임에는 '이번이 아니더라도 조만간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강하게 반영돼 있다.

이는 금리 인하로 이익을 보길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단순한 희망사항으로 치부해버릴 수도 있지만, 통화신용정책을 결정하는 중앙은행 총재에 대한 시장의 불신은단순하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금융시장이 김 총재의 시그널과 반대로 움직이는 배경엔 그동안 그가 보여온 화법과 정책을 신뢰하지 못하는 불신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작년 7월 금통위의 예상치 못한 금리 인하로 충격을받았던 경험이 있는 데다 김 총재의 화법은 알아듣기도 어렵기 때문에 시장에 불신이 쌓여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금통위에선 김 총재의 동결 주장에도 불구하고 4(인하) 대 3(동결)으로 뒤집혀 인하론이 우세해질 수도 있겠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런 불신과 일맥상통한다.

이번에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금리가 일시적으로 출렁거릴 뿐 중장기적으로는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쉽게 누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같은 이유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하며 신뢰는오랜 기간 쌓여야 효력을 발휘하게 마련"이라면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쉽게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