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브랜드도 무섭게 성장…SPA가 패션업 장악올해 국내 SPA 시장 규모 3조원 무난히 돌파할 듯
유니클로·자라(ZARA)·H&M 등 해외 SPA(제조·유통일괄화의류) 브랜드가 경기불황과 소비 트렌드 변화에 힘입어 '폭풍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SPA 브랜드 '빅3'는 처음으로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1천억원에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각 회사 매출이 평균 60% 이상 증가한 결과다.
미쏘·에잇세컨즈 등 후발 주자인 국내 SPA 브랜드도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나서고 있어 국내 SPA 시장 규모는 올해 3조원대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 '빅3' 유니클로·자라·H&M 매출액 60% 증가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해외 SPA 3대 브랜드인 유니클로(에프알앨코리아), 자라(자라리테일코리아), H&M(에이치엔엠헤네스앤모리츠)의 최근 회계연도매출액 합계는 7천988억원으로 전년보다 60% 증가했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882억원, 순이익은 679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각각 37%, 31% 늘어난 수치다.
유니클로와 자라, H&M의 결산 시기가 각각 8월·1월·11월로 다른 것을 고려하면 '빅3'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1천억원에 근접했을 가능성이 크다.
SPA는 고객 수요와 시장 상황에 따라 1∼2주 만에 다품종 제품을 비교적 싼 값에 대량 공급하는 '패스트 패션'을 뜻한다.
지난해 성적이 가장 좋았던 해외 SPA 브랜드는 스페인의 자라다.
자라를 운영하는 자라리테일코리아의 최근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전년보다 151% 증가했다. 매출액(2천39억)과 당기순이익(53억)도 각각 22%, 23% 늘었다.
한국 진출 첫해인 2008년 34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매년 평균 62% 성장해지난해 처음으로 2천억원을 넘어섰다.
해외 SPA 3대 브랜드 가운데 가장 후발 주자인 스웨덴의 H&M도 폭발적 성장세를보였다.
11월 결산 법인인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의 작년 매출액은 900억원으로 전년보다 42% 증가했다. 영업이익(134억원)과 당기순이익(110억원)은 각각 66%, 80% 늘어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H&M의 매출액은 2010년 국내 진출 후 매년 평균 68% 성장했다.
해외 SPA 브랜드 가운데 가장 먼저 국내 매장을 낸 유니클로도 안정적 실적을이어가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의 최근 회계연도(2011년 9월∼2012년 8월) 매출액은 5천49억원으로 전년보다 54% 증가했고 영업익과 당기순이익도 20% 이상씩 늘었다.
롯데쇼핑과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의 합작법인 형태로 2005년 국내에 진출한 유니클로는 매출과 매장 수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다. 2005년 4개였던 매장은 지난해에만25개가 늘어 현재 96개 지점이 있다.
유니클로는 올해 울산, 거제, 대전 등 지방 매장 5곳과 교외형 매장 1곳을 개점할 계획을 하고 있어 매장 수는 조만간 100개를 돌파할 전망이다.
◇ '토종' SPA 브랜드 매출도 세자릿수 대 '폭증' 토종 SPA 브랜드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
국내 SPA 브랜드 가운데는 스파오와 미쏘(이상 이랜드), 탑텐(신성통상), 에잇세컨즈(제일모직) 등 4대 브랜드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스파오 1천억원, 미쏘 800억원, 에잇세컨즈 600억원이다. 탑텐은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상위 세 브랜드만 쳐도 세계 시장을 주무르는 해외 SPA '빅3' 국내 매출액의 30% 수준에 가깝다.
매장 수는 탑텐이 45개로 가장 많고 이 뒤를 스파오(40개), 미쏘(30개), 에잇세컨즈(22개)가 차례로 따르고 있다.
2009년 국내 1호 SPA로 시장에 등장한 스파오는 세자릿수의 매출 증가세를 이어왔다.
첫해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010년 400억원(300%↑), 2011년 850억원(113%↑)에 이어 3년째인 지난해 1천억원(18%↑)을 돌파했다.
스파오는 연내 매장 10개를 더 열어 작년보다 약 50% 많은 1천500억원의 매출을달성할 방침이다.
미쏘는 론칭 첫해인 2010년 200억원에 이어 2011년 600억원(200%↑), 2012년 800억원(33%↑)의 매출을 냈다.
미쏘 역시 연내 매장 10개를 추가 개점한다. 매출 목표는 작년보다 87%가량 성장한 1천500억이다.
작년 2월 SPA 시장에 뛰어든 에잇세컨즈는 연말까지 매출액 600억원을 기록했다. 에잇세컨즈를 운영하는 제일모직은 "목표매출을 넘겨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고 자평했다.
가장 후발인 탑텐은 확장세가 가장 빠르다. 작년 6월 이후 매장 45개를 열었고연내 70개까지 확장한다. 올해 매출 목표는 이랜드의 두 브랜드와 같은 1천500억원이다.
이랜드는 기존 의류 브랜드를 속속 SPA로 바꾸고 있다.
국내 패션 시장이 명품과 SPA로 양분될 것으로 예측, 사업 역량을 SPA에 집중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작년 9월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에 이어 지난달 여성복 브랜드 로엠을 SPA로 전환했고 다음 달 최초의 아동복 SPA 브랜드 유솔을 선보인다.
◇ 불황과 소비 트렌드 변화 무섭게 파고든 SPA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SPA 시장 규모는 30%대로 성장해 3조원을 무난히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2008년(5천억원) 이후 5년 만에 6배로 증가한 것이다.
삼성패션연구소는 SPA 시장 규모가 2008년 5천억원에서 2009년 8천억원(60%↑),2010년 1조2천억원(50%↑), 2011년 1조9천억원(58%↑), 작년 2조 5천억원(31%↑)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체 패션 시장에서 SPA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08년 1.8%에서 지난해 7%로 훌쩍 뛰었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캐주얼 브랜드와 달리 SPA는 신규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다"며 "당분간 SPA 시장 성장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해외 SPA가 급속히 성장한 배경으로 불황의 틈과 소비 트렌드변화를 절묘하게 파고들었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자라와 H&M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 경제를 뒤흔든 시기인 2008∼2009년 앞다퉈 국내에 진출했다.
해외 SPA 브랜드는 단지 가격이 싼 물건을 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품질과 디자인까지 고려하는 '가치 소비' 패턴에 들어맞는 상품을 내놓으며 소비자를 끌어당겼다.
최민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의류 브랜드들이 임금상승률보다 의류 가격을더 높이는 등 고가 정책을 유지한 것도 해외 SPA 브랜드 인기가 높아진 원인"이라고분석했다.
해외 SPA의 '폭풍 성장'에 맞서 국내 패션기업들이 SPA에 역량을 모으면서 글로벌 브랜드와 토종 브랜드의 경쟁은 날로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추호정 서울대 의류학과 교수는 "한국 SPA 브랜드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면국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함과 동시에 거대 시장인 중국에 진출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 se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유니클로·자라(ZARA)·H&M 등 해외 SPA(제조·유통일괄화의류) 브랜드가 경기불황과 소비 트렌드 변화에 힘입어 '폭풍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SPA 브랜드 '빅3'는 처음으로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1천억원에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각 회사 매출이 평균 60% 이상 증가한 결과다.
미쏘·에잇세컨즈 등 후발 주자인 국내 SPA 브랜드도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나서고 있어 국내 SPA 시장 규모는 올해 3조원대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 '빅3' 유니클로·자라·H&M 매출액 60% 증가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해외 SPA 3대 브랜드인 유니클로(에프알앨코리아), 자라(자라리테일코리아), H&M(에이치엔엠헤네스앤모리츠)의 최근 회계연도매출액 합계는 7천988억원으로 전년보다 60% 증가했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882억원, 순이익은 679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각각 37%, 31% 늘어난 수치다.
유니클로와 자라, H&M의 결산 시기가 각각 8월·1월·11월로 다른 것을 고려하면 '빅3'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1천억원에 근접했을 가능성이 크다.
SPA는 고객 수요와 시장 상황에 따라 1∼2주 만에 다품종 제품을 비교적 싼 값에 대량 공급하는 '패스트 패션'을 뜻한다.
지난해 성적이 가장 좋았던 해외 SPA 브랜드는 스페인의 자라다.
자라를 운영하는 자라리테일코리아의 최근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전년보다 151% 증가했다. 매출액(2천39억)과 당기순이익(53억)도 각각 22%, 23% 늘었다.
한국 진출 첫해인 2008년 34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매년 평균 62% 성장해지난해 처음으로 2천억원을 넘어섰다.
해외 SPA 3대 브랜드 가운데 가장 후발 주자인 스웨덴의 H&M도 폭발적 성장세를보였다.
11월 결산 법인인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의 작년 매출액은 900억원으로 전년보다 42% 증가했다. 영업이익(134억원)과 당기순이익(110억원)은 각각 66%, 80% 늘어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H&M의 매출액은 2010년 국내 진출 후 매년 평균 68% 성장했다.
해외 SPA 브랜드 가운데 가장 먼저 국내 매장을 낸 유니클로도 안정적 실적을이어가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의 최근 회계연도(2011년 9월∼2012년 8월) 매출액은 5천49억원으로 전년보다 54% 증가했고 영업익과 당기순이익도 20% 이상씩 늘었다.
롯데쇼핑과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의 합작법인 형태로 2005년 국내에 진출한 유니클로는 매출과 매장 수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다. 2005년 4개였던 매장은 지난해에만25개가 늘어 현재 96개 지점이 있다.
유니클로는 올해 울산, 거제, 대전 등 지방 매장 5곳과 교외형 매장 1곳을 개점할 계획을 하고 있어 매장 수는 조만간 100개를 돌파할 전망이다.
◇ '토종' SPA 브랜드 매출도 세자릿수 대 '폭증' 토종 SPA 브랜드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
국내 SPA 브랜드 가운데는 스파오와 미쏘(이상 이랜드), 탑텐(신성통상), 에잇세컨즈(제일모직) 등 4대 브랜드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스파오 1천억원, 미쏘 800억원, 에잇세컨즈 600억원이다. 탑텐은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상위 세 브랜드만 쳐도 세계 시장을 주무르는 해외 SPA '빅3' 국내 매출액의 30% 수준에 가깝다.
매장 수는 탑텐이 45개로 가장 많고 이 뒤를 스파오(40개), 미쏘(30개), 에잇세컨즈(22개)가 차례로 따르고 있다.
2009년 국내 1호 SPA로 시장에 등장한 스파오는 세자릿수의 매출 증가세를 이어왔다.
첫해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010년 400억원(300%↑), 2011년 850억원(113%↑)에 이어 3년째인 지난해 1천억원(18%↑)을 돌파했다.
스파오는 연내 매장 10개를 더 열어 작년보다 약 50% 많은 1천500억원의 매출을달성할 방침이다.
미쏘는 론칭 첫해인 2010년 200억원에 이어 2011년 600억원(200%↑), 2012년 800억원(33%↑)의 매출을 냈다.
미쏘 역시 연내 매장 10개를 추가 개점한다. 매출 목표는 작년보다 87%가량 성장한 1천500억이다.
작년 2월 SPA 시장에 뛰어든 에잇세컨즈는 연말까지 매출액 600억원을 기록했다. 에잇세컨즈를 운영하는 제일모직은 "목표매출을 넘겨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고 자평했다.
가장 후발인 탑텐은 확장세가 가장 빠르다. 작년 6월 이후 매장 45개를 열었고연내 70개까지 확장한다. 올해 매출 목표는 이랜드의 두 브랜드와 같은 1천500억원이다.
이랜드는 기존 의류 브랜드를 속속 SPA로 바꾸고 있다.
국내 패션 시장이 명품과 SPA로 양분될 것으로 예측, 사업 역량을 SPA에 집중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작년 9월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에 이어 지난달 여성복 브랜드 로엠을 SPA로 전환했고 다음 달 최초의 아동복 SPA 브랜드 유솔을 선보인다.
◇ 불황과 소비 트렌드 변화 무섭게 파고든 SPA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SPA 시장 규모는 30%대로 성장해 3조원을 무난히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2008년(5천억원) 이후 5년 만에 6배로 증가한 것이다.
삼성패션연구소는 SPA 시장 규모가 2008년 5천억원에서 2009년 8천억원(60%↑),2010년 1조2천억원(50%↑), 2011년 1조9천억원(58%↑), 작년 2조 5천억원(31%↑)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체 패션 시장에서 SPA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08년 1.8%에서 지난해 7%로 훌쩍 뛰었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캐주얼 브랜드와 달리 SPA는 신규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다"며 "당분간 SPA 시장 성장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해외 SPA가 급속히 성장한 배경으로 불황의 틈과 소비 트렌드변화를 절묘하게 파고들었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자라와 H&M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 경제를 뒤흔든 시기인 2008∼2009년 앞다퉈 국내에 진출했다.
해외 SPA 브랜드는 단지 가격이 싼 물건을 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품질과 디자인까지 고려하는 '가치 소비' 패턴에 들어맞는 상품을 내놓으며 소비자를 끌어당겼다.
최민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의류 브랜드들이 임금상승률보다 의류 가격을더 높이는 등 고가 정책을 유지한 것도 해외 SPA 브랜드 인기가 높아진 원인"이라고분석했다.
해외 SPA의 '폭풍 성장'에 맞서 국내 패션기업들이 SPA에 역량을 모으면서 글로벌 브랜드와 토종 브랜드의 경쟁은 날로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추호정 서울대 의류학과 교수는 "한국 SPA 브랜드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면국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함과 동시에 거대 시장인 중국에 진출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 se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