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중국기업株 급등…반짝 상승 그칠까>

입력 2013-05-09 14:44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중국 고섬사태 이후 나타난 외국종목 기피현상에 받았던 설움을 한 번에 털어내는 듯한 모양새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증권가 일각에선 갑작스런 급등의 원인이 불명확하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중국기업은 총 10개.

이중 자진상장폐지 신청으로 거래가 정지된 3노드디지탈[900010]을 제외한 나머지 9개 기업의 주가는 이달 들어 9일 오후 현재까지 평균 16.3% 상승했다.

차이나하오란[900090]이 지난달 말 주당 1천470원에서 현재 1천930원으로 31.3%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이스트아시아홀딩스(27.2%), 에스앤씨엔진그룹[900080](26.5%), 차이나그레이트[900040](22.3%), 차이나킹[900120](16.5%), 완리[900180](11.7%), 중국식품포장[900060](10.2%) 등이 뒤를 따랐다.

주가가 내린 종목은 웨이포트[900130](-2.0%) 하나뿐이었다.

표면적인 이유로는 중국 무역지표의 개선이 꼽힌다. 중국의 4월 수출과 무역총액은 1천870억6천만달러와 3천599억6천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14.7%와 15.7%씩 증가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인 10.3%와 13.9%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또 코스닥 시장의 중국기업들이 만성적인 저평가 상태에 빠져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도 원인이 됐다.

문경준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고섬의 부실회계 의혹 사태 이후 중국기업이란 이름으로 묶여 디스카운트를 받는 상황이 지속된 탓에 동종 기업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 기업의 주가수익률이 영업이익률 10% 기준으로 8∼10배라면 중국 기업은 수익성이 더 높아도 3배에서 높아야 7∼8배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 연구원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의 상승세가 이대로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국 경제지표가 워낙 안 좋았는데 최근 예상보다 나은 결과가 나오면서 관심이 쏠린 것이지 실적이 좋아서 올랐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통계를 조작해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지표를 발표했다는 설이외신을 중심으로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이에 증권가 일각에선 작전 세력 개입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중국 기업들은 대부분 하루 거래량이 10억원 미만이고 시가총액도 200억∼2천억원에 불과해 소수 투자자가 적은 자금으로도주가를 크게 움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의 상승은 매매동향 등을 살펴볼 때 소수가 공격적 투자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경우 실적이 받쳐주지 못하면 낙폭도 큰 것이 보통"이라고덧붙였다.

다만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된다고 해도 워낙 저평가됐던 종목군인 만큼 낙폭이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문 연구원은 "이번 시장 변화는 중국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비정상'에서 '저평가'로 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급등한 주가가 다시 하락하더라도 이전보다는좀 더 높은 수준에서 적정 주가를 찾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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