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인터뷰
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이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 개설을 추진하게 된 계기는 코스닥 상장 심사에서 탈락한 한 벤처기업 때문이었다.
최홍식 본부장은 3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발전 가능성이 무척 커 보이는벤처기업을 돌려보내면서 이들을 위한 시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자금이 필요한 혁신기업을 도와주는 것이 시장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진입에 실패한 이 벤처기업은 지난 2011년 심사 당시 매출액은 상장 조건을 채우지 못했지만 신약 개발 기술력이 뛰어났다. 임상시험을 한 단계씩 통과할때마다 약값이 3∼5배가 뛰는데도 연구비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당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벤처기업 자금조달 시장에 대한 아이디어에 공감하면서 코넥스 개설이 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최 본부장은 "코넥스시장에서 초기에 성공 모델이 나와야 규모가 작아도 성장성·기술력이 높은 벤처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쉬워진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코넥스시장 개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진행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나.
▲ 현재 지정자문인을 맡은 증권사들이 상장 후보 기업에 대한 심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거래소는 남은 기간에 투자수요를 확충하는 데 주력하려 한다. 정책금융자금을 활용해 초기 투자를 확보하는 한편 기관투자자, 증권업계, 벤처캐피털업계의참여를 설득하고 있다. 세제지원을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 벤처캐피털이 코넥스 상장 후 2년 이내 기업에 투자하면 양도차익, 배당소득이 면제되는 등의 세제혜택이 나왔다. 추가 세제지원이 필요한가.
▲ 상장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혜택이 필요하다. 2009∼2012년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법인세를 연평균 10억원 냈다. 여기서 50%를 감면해주면 세수 손실이 5억원 생긴다. 하지만 상장을 하면 초기 6개월 동안 증권거래세가 회사당 평균 18억원,1년간 26억원이 걷힌다. 상장 5년 후에는 근로자 수가 기업당 평균 50%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만큼 근로소득세도 늘어나는 것이다. 상장기업 법인세 감면의 효과를 고려해볼 때라고 본다.
-- 초기 시장규모를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있나 ▲ 최초 상장기업 수는 20개 초반대가 될 것이다. 올해 말까지 50개사가 상장하면 시장규모는 1조∼1조5천억원 정도가 될 수 있다.
-- 상장 기업 수가 애초 예상보다 작아졌는데.
▲ 코넥스에 상장하는 기업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얼마나 단기간에 기업들이 코넥스를 '졸업'하고 코스닥이나 코스피에 '입학'하느냐가 관건이다. 이 결과가시장의 성과지표가 돼야 한다. 코넥스기업의 코스닥 진입 요건을 완화하고, 거래소가 직접 요건을 갖춘 기업의 코스닥 이전을 권유하는 작업도 하려 한다.
-- 상장 기업의 시초가는 어떻게 결정되나.
▲ 처음에는 주가를 기업 순자산가치 기준으로 결정하려 했다. 코스닥시장과 주가 산출 원리가 같다. 그러나 공모 절차가 없는 데다가 기업 성장성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아 주가가 낮아 보일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나왔다. 벤처캐피털 출자까지고려해 주가를 산출할지 논의 중이다.
-- 시장 활성화를 위해 보완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분·반기 보고서 제출 면제 등 공시의무를 추가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 초기 중소기업에 대한 사외이사, 상근감사 선임 의무도 기업규모를고려할 때 과도하다. 비용 측면에서 큰 부담이 된다. 상법이나 상법 시행령을 개정해 코넥스 상장기업에 대해서는 이런 의무를 지우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 코넥스가 '제3시장'을 표방한 프리보드처럼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
▲ 프리보드가 외면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기업들의 부실화에 따른 신뢰 저하와 유동성 부족에 있다. 코넥스시장에서 횡령·배임·분식회계 등으로 시장 건전성을 해치는 기업은 조기에 퇴출하겠다. 또 지정자문인들이 코넥스 기업을 상시 모니터링하게 해 부실화를 방지하겠다.
-- 코스닥시장본부를 위원회로 분리해 독립성을 한층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있다. 올해 하반기 코스닥시장본부의 역점사업은 무엇인가.
▲ 코넥스 시장의 성공적 개장과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 추진에 집중할 계획이다. 코넥스시장을 출범시키고 나서는 민간부분의 투자 유도와 코넥스펀드 등 상품개발 지원에 나선다.
코스닥시장에선 기술주 상장 유치를 강화하겠다. 이를 위한 전담부서도 새로 만든다. 코스닥시장의 지나친 규제를 최대한 푸는 것도 과제다. 그간 투자자보호에 치중하다 보니 코스닥의 규제가 유가증권시장보다 더 많아졌다. 규제를 걷어내 코스닥시장의 본래 성격인 '고위험·고수익'을 되살리고 싶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이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 개설을 추진하게 된 계기는 코스닥 상장 심사에서 탈락한 한 벤처기업 때문이었다.
최홍식 본부장은 3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발전 가능성이 무척 커 보이는벤처기업을 돌려보내면서 이들을 위한 시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자금이 필요한 혁신기업을 도와주는 것이 시장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진입에 실패한 이 벤처기업은 지난 2011년 심사 당시 매출액은 상장 조건을 채우지 못했지만 신약 개발 기술력이 뛰어났다. 임상시험을 한 단계씩 통과할때마다 약값이 3∼5배가 뛰는데도 연구비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당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벤처기업 자금조달 시장에 대한 아이디어에 공감하면서 코넥스 개설이 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최 본부장은 "코넥스시장에서 초기에 성공 모델이 나와야 규모가 작아도 성장성·기술력이 높은 벤처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쉬워진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코넥스시장 개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진행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나.
▲ 현재 지정자문인을 맡은 증권사들이 상장 후보 기업에 대한 심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거래소는 남은 기간에 투자수요를 확충하는 데 주력하려 한다. 정책금융자금을 활용해 초기 투자를 확보하는 한편 기관투자자, 증권업계, 벤처캐피털업계의참여를 설득하고 있다. 세제지원을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 벤처캐피털이 코넥스 상장 후 2년 이내 기업에 투자하면 양도차익, 배당소득이 면제되는 등의 세제혜택이 나왔다. 추가 세제지원이 필요한가.
▲ 상장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혜택이 필요하다. 2009∼2012년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법인세를 연평균 10억원 냈다. 여기서 50%를 감면해주면 세수 손실이 5억원 생긴다. 하지만 상장을 하면 초기 6개월 동안 증권거래세가 회사당 평균 18억원,1년간 26억원이 걷힌다. 상장 5년 후에는 근로자 수가 기업당 평균 50%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만큼 근로소득세도 늘어나는 것이다. 상장기업 법인세 감면의 효과를 고려해볼 때라고 본다.
-- 초기 시장규모를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있나 ▲ 최초 상장기업 수는 20개 초반대가 될 것이다. 올해 말까지 50개사가 상장하면 시장규모는 1조∼1조5천억원 정도가 될 수 있다.
-- 상장 기업 수가 애초 예상보다 작아졌는데.
▲ 코넥스에 상장하는 기업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얼마나 단기간에 기업들이 코넥스를 '졸업'하고 코스닥이나 코스피에 '입학'하느냐가 관건이다. 이 결과가시장의 성과지표가 돼야 한다. 코넥스기업의 코스닥 진입 요건을 완화하고, 거래소가 직접 요건을 갖춘 기업의 코스닥 이전을 권유하는 작업도 하려 한다.
-- 상장 기업의 시초가는 어떻게 결정되나.
▲ 처음에는 주가를 기업 순자산가치 기준으로 결정하려 했다. 코스닥시장과 주가 산출 원리가 같다. 그러나 공모 절차가 없는 데다가 기업 성장성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아 주가가 낮아 보일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나왔다. 벤처캐피털 출자까지고려해 주가를 산출할지 논의 중이다.
-- 시장 활성화를 위해 보완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분·반기 보고서 제출 면제 등 공시의무를 추가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 초기 중소기업에 대한 사외이사, 상근감사 선임 의무도 기업규모를고려할 때 과도하다. 비용 측면에서 큰 부담이 된다. 상법이나 상법 시행령을 개정해 코넥스 상장기업에 대해서는 이런 의무를 지우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 코넥스가 '제3시장'을 표방한 프리보드처럼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
▲ 프리보드가 외면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기업들의 부실화에 따른 신뢰 저하와 유동성 부족에 있다. 코넥스시장에서 횡령·배임·분식회계 등으로 시장 건전성을 해치는 기업은 조기에 퇴출하겠다. 또 지정자문인들이 코넥스 기업을 상시 모니터링하게 해 부실화를 방지하겠다.
-- 코스닥시장본부를 위원회로 분리해 독립성을 한층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있다. 올해 하반기 코스닥시장본부의 역점사업은 무엇인가.
▲ 코넥스 시장의 성공적 개장과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 추진에 집중할 계획이다. 코넥스시장을 출범시키고 나서는 민간부분의 투자 유도와 코넥스펀드 등 상품개발 지원에 나선다.
코스닥시장에선 기술주 상장 유치를 강화하겠다. 이를 위한 전담부서도 새로 만든다. 코스닥시장의 지나친 규제를 최대한 푸는 것도 과제다. 그간 투자자보호에 치중하다 보니 코스닥의 규제가 유가증권시장보다 더 많아졌다. 규제를 걷어내 코스닥시장의 본래 성격인 '고위험·고수익'을 되살리고 싶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