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증권업계 자성해야 한다"

입력 2013-06-11 05:50  

"고객 떠나고 나면 회사도 없다, 기본으로 돌아가야"자산관리시장 급성장 비결…회사보다 고객 수익 우선

신한금융투자의 직원 인사 평가에는 특별한 기준이 있다. 고객수익률이다. 직원이 회사에 안긴 수익뿐만 아니라 고객의 자산을 얼마나 잘 관리했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고객수익률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경영 목표 아래지난해 3월 도입한 제도다. 고객보다는 회사 이익을 먼저 챙겨온 기존 업계 관행을깨는 신선한 시도였다.

이러한 변화에 힘입어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각 증권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자산관리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강대석 사장은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객은 안정된 수익을 바라는데이를 달성해주지 못하면 금융투자회사의 존재 이유가 없다"며 "고객의 자산을 잘 관리하고 신뢰를 받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에게 안정된 수익을 돌려주는 것이 금융투자회사의 근본적인 존립 가치이며이를 통해 고객의 신뢰를 쌓으면 자연스럽게 회사에도 수익이 돌아온다는 것이다.

강 사장은 "회사 수익을 위해 고객의 자산을 움직이는 것은 본말전도"라며 "회사수익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떠나고 나면 회사도 없다. 업계가 자성하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증권업계에는 투자위험이 있는 상품일지라도 고객에게 일단 팔고 보자는식의 행태가 일부 존재해왔다. 실적을 위해 무리하게 투자를 권유해 고객의 불만과불신을 사기도 했다.

강 사장은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며 어렵고 시간이 걸리지만 끝까지 가야 하는 길"이라며 "고객 자산을 안전하기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중심에서 자산관리영업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최근 증시 침체에 따른 거래 부진으로 위기에 빠져 있다. 거래대금축소가 증권사 수수료 수입 감소로 직결됐기 때문이다.

거래대금 감소는 시장이 부진한 이유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증권사들이고객 보호에 소홀한 탓도 있다고 강 사장은 진단했다. 이 때문에라도 주식 회전에따른 수수료 수입이 아닌 고객 자산관리 위주로 수익모델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 사장은 취임 이후 종합자산관리 영업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춰 자산운용 중심으로 조직을 정비하고 적극적으로 인력을 보강했다. 또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해외채권 등 금융상품 라인업도 강화했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신한금융투자 전체 수익 중에서 리테일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48%에서 29%로 감소했다. 시장 상황이 악화되기도 했지만 수익 구조가 개선된 결과다. 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2011년 말 15조에서최근 22조 규모까지 증가했다.

신한금융그룹의 협업 시스템인 PWM(종합자산관리)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나타났다.

PWM센터는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공동으로 한 점포에서 은행, 증권, 세무,보험, 부동산 관련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자산관리센터다. PWM의 예탁 자산은 2011년 말 1조3천억원에서 지난달 말 8조2천억원으로 증가했다.

강 사장은 "신한만의 차별화된 맞춤형 종합자산관리가 고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며 "현재 19곳까지 확장이 예정돼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전국에서 25∼26개의 PWM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처럼 특정 상품을 고객에게 밀어붙이는 마케팅의 시대는 끝났다"며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화두가 노후대비인데 새출발하는 청년부터 은퇴를 앞둔 중장년까지 다양한 고객의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1988년 신한증권에 입사해 오랜 기간 업계에 몸담은 베테랑 증권맨출신이다.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 KT뮤직 대표이사, 신성투자자문 대표이사 등을거쳐 2012년 2월 신한금융투자 사장으로 취임했다.

doubl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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