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변수'에 휘둘리는 세계 금융시장>

입력 2013-06-12 11:51  

세계 금융시장이 채권 금리와 맞물려 요동을 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연 2.291%까지 올라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4월까지 1.6∼1.7%대에 머물던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하순부터 2%를 웃돌고 있다.

또 11일 320억 달러 어치의 3년물 국채 입찰 응찰률은 2.95배로, 지난 4차례 평균(3.43배)을 밑도는 부진한 수요를 보였다. 낙찰 금리도 높아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인 0.581%였다.

금리 상승세와 시장 불안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 시장 전체에 퍼져 있다.

일본 국채 금리도 지난달 들어 급등해 아베노믹스의 실효성에 대한 불신까지 일으켰으며 다른 지역 채권 금리도 대부분 오르고 있다.

채권 시장의 불안감은 선진국 양적완화를 둘러싼 논란과 맞물려 증폭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대대적으로 채권을 매입해 시중에 돈을 푸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므로 양적완화 정책의 변동에 따라 채권 금리가 움직인다.

또 채권 금리의 변동은 양적완화 정책의 성패와 향후 움직임에 대한 예측을 낳아 증시,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 전반을 흔든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출구의 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혼자가 아니라 시장과 함께 열어가는 것"이라며 "연준이 보내는 신호에 대한 시장 금리의 상승 속도와 강도가 결국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양적완화가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심이 커지고 채권 금리가 치솟으면서 글로벌 시장은 들썩이는 모습이다.

특히 양적완화 시행 초기 선진국 국채 금리 하락으로 인기가 높아져 "양적완화의 수혜를 입었나, 아니면 거품인가"의 논란에 섰던 신흥국 위험 자산에서 대규모로자금이 이탈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조치가 없었고 미 연준의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도 커지자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신흥지수는 1.7% 하락해 지난달 찍었던 고점에서 10%나 빠졌다.

통화도 널뛰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멕시코 페소화는 불과 한 달 전에 달러화에 대해2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가 지난 9일에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불안정한 모습이다.

일본의 양적완화 이후 파죽지세로 올해 들어서만 달러당 103엔대까지 20% 가까이 올랐던 엔화는 힘을 잃고 이달 들어 96∼98엔대를 맴돌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메릴린치는 11일 '세계 시장의 변화가 채권에 달린 이유'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그간 금리뿐 아니라 금리 변동성을억누르고 있던 양적완화 정책의 향방에 대한 관측이 상황을 반전시켰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우·루슬란 비코프 메릴린치 전략가는 "캐리 트레이드(국가간 금리차를 노린 거래)는 낮은 기대수익률을 좋아하지만, 낮은 금리 변동성을 더 좋아한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이 때문에 지난 3년간 위험 회사채, 신흥국 통화, 배당주 같은 고수익고위험 자산에 수십억 달러가 투입됐다"며 "양적완화 축소에 관한 설왕설래가 낳은금리 상승 때문에 이런 자산은 몇 달간 상당한 조정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시장 역시 안전지대는 아니다.

지난 5일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원화채권 잔액은 99조4천억원으로 전 주말보다 1조3천억원 감소했으며 만기도래 규모가 커 이달 중순까지 잔액은 더 줄어들것으로 전망된다.

오동석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계속 상승하는 시장 금리와 스프레드 확대, 물가채 등 일부 채권의 금리 급등, 외국인의 묵직한 선물 매도등 국내 채권시장은 예상치 못한 전개로 이미 물난리를 겪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혼란스러움이 국내 다른 시장 영역으로 퍼지거나 그동안 안전해 보였던 선진국에서도 발생한다면 훨씬 더 센 변동성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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