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재발·유가 중장기 상승 가능성 제기"한국 시장에 겹악재" 對 "위기확산 제한적일 것"
포르투갈 연립정부 내부 갈등, 이집트 대통령축출 등으로 국제 정세가 어지러워지면서 세계 금융시장도 다시 혼란에 빠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 신용 우려와 경제 성장 둔화에정국 혼란이라는 글로벌 악재가 더해져 한국 시장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유로존 위기 재발 우려 고조, 국제유가 불안 3일(이하 현지시간) 주요국 주식시장은 혼조세였다.
유럽 증시에서는 영국 FTSE 100 지수, 독일 DAX 30 지수, 프랑스 CAC 40 지수등이 일제히 전날보다 1% 이상 급락했다.
재정위기국인 포르투갈의 정권 혼란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 재발우려가 커지자 시장이 바로 반응한 것이다.
미국 뉴욕증시는 국제 정세 불안의 영향으로 하락 출발했다가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마감 직전 오름세로 돌아섰다.
채권 시장은 흔들렸다.
포르투갈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일 한때 8%까지 뛰어넘었다가 3일 7.5% 아래로겨우 폭등을 멈췄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는 4.5%, 스페인 10년물 국채는 4.7%로 각각 0.1%포인트가량 오른 반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10년물 국채는 1.6%대로 내렸다.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의 정국 불안에 미국의 원유 공급량 감소가 겹쳐 국제유가도 들썩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4개월 만에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해 101.24달러가 됐으며,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도 105.78달러로 올랐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과 남유럽에서 일어난 혼란이 단발성으로 지나가기 어려운중대한 사태이므로 시장에 중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구제금융 프로그램 시행 중에 긴축정책을 둘러싼 갈등으로 재무장관·외교장관이 사임해 연립정부가 붕괴될 위기에 처한 것이므로 구제금융과 긴축정책이 지속될 수 있을지 시장에 커다란 의문을 던져놓은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 등과의 구제금융 협상에 난항을 겪는 그리스에 더해 포르투갈까지 재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유로존 전체가 또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우려가 크다.
국제결제은행(BIS)과 동양증권에 따르면 포르투갈의 대외부채 1천715억 달러(약 196조원) 가운데 82%를 유럽 은행이 차지하며, 특히 스페인 은행의 비중이 43%에달한다.
리카르도 산토스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제가장 큰 물음표는 '트로이카'의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트로이카란 유럽 통화정책과 구제금융을 좌우하는 IMF,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유럽중앙은행(ECB)을 가리킨다.
그는 "아마도 워싱턴(IMF), 브뤼셀(EC), 프랑크푸르트(ECB)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을 것"이라며 "트로이카가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이행에 대한 보장을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경제, 특히 신흥국 시장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는 유가 상승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집트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축출돼 앞으로 대선과 총선을 치러야 하므로 정국 안정까지 갈 길이 멀고, 시리아 내전도 장기간 계속되고 있다.
조너선 시트린 시트린그룹 창업자는 마켓워치에 "이집트는 주요 원유 생산국은아니지만, 수에즈운하 등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유 수송로의 상당 부분을 관할하는 지정학적 중요성을 갖고 있다"며 "이집트 사태가 에너지 수송로에 대한 명확한전망과 함께 진정될 때까지 유가는 상향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시장, 미국 출구전략·중국 성장둔화에 겹 악재 한국 시장 역시 유로존 위기 가능성과 유가 상승 관측에 좌불안석이다.
앞서 시장을 뒤흔든 미국 연준의 출구전략과 중국 신용 및 성장 둔화라는 'G2쇼크'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데 더해 유로존 위기나 유가 상승으로 국제 경제가 흔들린다면 바람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은 제조업과 소매시장 양쪽에서 수입물가 상승의압박을 선진시장보다 크게 받으므로 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박상현·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에서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신흥시장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성에 노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또한 안전자산 심리가 다시 부각돼 달러화 강세 현상이 강화하면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경우 신흥국 금융시장의 주식·채권·통화가치 하락이라는 '트리플약세'가 재차 확산할 수 있다면서 "중국 등 신흥시장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국내금융시장도 트리플 약세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도 "포르투갈에서 정치적 불안이 지속할수록 투자심리는악화할 가능성이 크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원유 쇼크 발생 시 경제와 증시에 주는 충격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내 시장 분석가들은 포르투갈과 이집트의 정세 불안이 실제로 유로존과중동·북아프리카(MENA) 전체의 위기로 확산할 가능성이 예전보다 적은 만큼 국내에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 증시는 이날 오전 혼조세로 출발해 이들 지역의 정세 불안에 당장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고 있다.
한국 코스피지수,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지수, 호주 S&P/ASX200지수 등은 상승세이거나 강보합세인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대만 가권지수 등은 약보합세다.
오승훈·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제금융국에서 발생한 위기감은 유로존 내합의체나 ECB의 정책 대응을 앞당기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위기 확산에대한 우려를 막고 있다"며 "유럽의 금융 안전망도 2010·2011년보다 촘촘해졌다"고진단했다.
이재만 연구원도 "유럽은 방화벽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고 2011년 초 MENA 정정 불안을 급속히 확산시켰던 국제 곡물가 상승이 현재는 없다"며 "두 국가의문제는 국지전 정도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최근 두 국가의 문제가 지난 6월 연준 양적완화 축소, 중국 단기자금시장경색과 같이 국내 증시를 급락시킬 대외환경 변화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국내증시가 이전 저점인 코스피 1,770을 재차 하향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포르투갈 연립정부 내부 갈등, 이집트 대통령축출 등으로 국제 정세가 어지러워지면서 세계 금융시장도 다시 혼란에 빠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 신용 우려와 경제 성장 둔화에정국 혼란이라는 글로벌 악재가 더해져 한국 시장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유로존 위기 재발 우려 고조, 국제유가 불안 3일(이하 현지시간) 주요국 주식시장은 혼조세였다.
유럽 증시에서는 영국 FTSE 100 지수, 독일 DAX 30 지수, 프랑스 CAC 40 지수등이 일제히 전날보다 1% 이상 급락했다.
재정위기국인 포르투갈의 정권 혼란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 재발우려가 커지자 시장이 바로 반응한 것이다.
미국 뉴욕증시는 국제 정세 불안의 영향으로 하락 출발했다가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마감 직전 오름세로 돌아섰다.
채권 시장은 흔들렸다.
포르투갈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일 한때 8%까지 뛰어넘었다가 3일 7.5% 아래로겨우 폭등을 멈췄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는 4.5%, 스페인 10년물 국채는 4.7%로 각각 0.1%포인트가량 오른 반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10년물 국채는 1.6%대로 내렸다.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의 정국 불안에 미국의 원유 공급량 감소가 겹쳐 국제유가도 들썩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4개월 만에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해 101.24달러가 됐으며,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도 105.78달러로 올랐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과 남유럽에서 일어난 혼란이 단발성으로 지나가기 어려운중대한 사태이므로 시장에 중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구제금융 프로그램 시행 중에 긴축정책을 둘러싼 갈등으로 재무장관·외교장관이 사임해 연립정부가 붕괴될 위기에 처한 것이므로 구제금융과 긴축정책이 지속될 수 있을지 시장에 커다란 의문을 던져놓은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 등과의 구제금융 협상에 난항을 겪는 그리스에 더해 포르투갈까지 재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유로존 전체가 또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우려가 크다.
국제결제은행(BIS)과 동양증권에 따르면 포르투갈의 대외부채 1천715억 달러(약 196조원) 가운데 82%를 유럽 은행이 차지하며, 특히 스페인 은행의 비중이 43%에달한다.
리카르도 산토스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제가장 큰 물음표는 '트로이카'의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트로이카란 유럽 통화정책과 구제금융을 좌우하는 IMF,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유럽중앙은행(ECB)을 가리킨다.
그는 "아마도 워싱턴(IMF), 브뤼셀(EC), 프랑크푸르트(ECB)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을 것"이라며 "트로이카가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이행에 대한 보장을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경제, 특히 신흥국 시장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는 유가 상승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집트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축출돼 앞으로 대선과 총선을 치러야 하므로 정국 안정까지 갈 길이 멀고, 시리아 내전도 장기간 계속되고 있다.
조너선 시트린 시트린그룹 창업자는 마켓워치에 "이집트는 주요 원유 생산국은아니지만, 수에즈운하 등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유 수송로의 상당 부분을 관할하는 지정학적 중요성을 갖고 있다"며 "이집트 사태가 에너지 수송로에 대한 명확한전망과 함께 진정될 때까지 유가는 상향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시장, 미국 출구전략·중국 성장둔화에 겹 악재 한국 시장 역시 유로존 위기 가능성과 유가 상승 관측에 좌불안석이다.
앞서 시장을 뒤흔든 미국 연준의 출구전략과 중국 신용 및 성장 둔화라는 'G2쇼크'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데 더해 유로존 위기나 유가 상승으로 국제 경제가 흔들린다면 바람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은 제조업과 소매시장 양쪽에서 수입물가 상승의압박을 선진시장보다 크게 받으므로 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박상현·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에서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신흥시장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성에 노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또한 안전자산 심리가 다시 부각돼 달러화 강세 현상이 강화하면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경우 신흥국 금융시장의 주식·채권·통화가치 하락이라는 '트리플약세'가 재차 확산할 수 있다면서 "중국 등 신흥시장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국내금융시장도 트리플 약세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도 "포르투갈에서 정치적 불안이 지속할수록 투자심리는악화할 가능성이 크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원유 쇼크 발생 시 경제와 증시에 주는 충격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내 시장 분석가들은 포르투갈과 이집트의 정세 불안이 실제로 유로존과중동·북아프리카(MENA) 전체의 위기로 확산할 가능성이 예전보다 적은 만큼 국내에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 증시는 이날 오전 혼조세로 출발해 이들 지역의 정세 불안에 당장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고 있다.
한국 코스피지수,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지수, 호주 S&P/ASX200지수 등은 상승세이거나 강보합세인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대만 가권지수 등은 약보합세다.
오승훈·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제금융국에서 발생한 위기감은 유로존 내합의체나 ECB의 정책 대응을 앞당기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위기 확산에대한 우려를 막고 있다"며 "유럽의 금융 안전망도 2010·2011년보다 촘촘해졌다"고진단했다.
이재만 연구원도 "유럽은 방화벽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고 2011년 초 MENA 정정 불안을 급속히 확산시켰던 국제 곡물가 상승이 현재는 없다"며 "두 국가의문제는 국지전 정도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최근 두 국가의 문제가 지난 6월 연준 양적완화 축소, 중국 단기자금시장경색과 같이 국내 증시를 급락시킬 대외환경 변화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국내증시가 이전 저점인 코스피 1,770을 재차 하향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