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버냉키 효과' 단기적…중국 변수가 좌우>

입력 2013-07-11 10:57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11일 경기부양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덜어냈다.

버냉키의 '비둘기파' 발언은 양적완화 축소가 지연될 가능성과 함께 출구전략에대한 시장의 우려를 완화시킨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버냉키 발언이 증시에 당장은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효과가지속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향후 코스피는 미국보다는 중국 변수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분석됐다.

◇ 양적완화 축소 우려 완화…시점은 불확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전미경제연구소(NBER) 주최 행사 연설에서 "상당한 수준의경기확장적 통화정책은 당분간 필요하다"며 "실업률이 6.5%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금리를 자동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월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는 양적완화 조치를 이른 시일 내에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올해 안에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세계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했던 그가 이번에는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시장을 달랜 셈이다.

그러나 연준 내부에서도 양적완화 종료와 축소 시기에 대한 이견이 존재해 자산매입 축소 시기나 규모 등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상무는 "올해 안에 양적완화 축소가 이뤄지지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출구전략 우려가 완화될 수는 있다"며 "그러나 9월 정도 가봐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으며 남은 변수가 많아 단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말했다.

미국 경제 지표들이 호조를 보일 경우 이르면 9∼10월께 양적완화 축소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FOMC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달 18∼19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양적완화 조치를 조기에 축소하거나 종료해야 한다고 주장한 연준 위원이 지난 4월 회의 때보다 늘어난것으로 나타났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준 위원 절반 이상이 양적완화 축소를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양적완화 축소는 확실하다"며 "그러나 올해 말인지 내년 초인지 시행 시점은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 시장 관심 중국으로 이동 국내 증시는 이날 2% 가까이 상승하는 등 시장은 일단 환호하고 있다. 버냉키발언으로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구전략과 관련된 연준의 기본 입장은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버냉키 효과'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버냉키 의장 발언이 오늘 하루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시장은 버냉키 의장 발언을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해 우호적인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크게 새로운 내용이 없어 시장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코스피의 향방은 미국보다는 중국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상승 추세가 이어지려면 중국 경기 경착륙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안도감이 필요하다고 분석이다.

코스피는 당분간 박스권에서 움직이며 중국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상무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단기적으로는 양적완화 축소 우려를 완화해 국내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중국 경기 문제와 국제 유가 상승, 국내 기업들의 실적 등의 변수가 있어 코스피의 추세적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내주 발표되는 중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형중 팀장은 "일단 시장이 버냉키 의장 발언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지만장기 지속 가능한 호재는 아니다"라며 "지금으로서는 중국 경제지표나 정부의 대응을 낙관적으로 보기 어려워 코스피 1,900선 정도를 상단으로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있다"고 분석했다.

doubl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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