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발행하고 보자"…상장사 BW 발행 63% 폭증

입력 2013-08-01 05:54  

금지조치 앞두고 최대주주들 BW 매집 열풍에 의혹

이달 말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금지를 앞두고 막차를 잡아타려는 기업들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 BW 발행을 결의한 상장사들의 대체적인 현금 흐름은 사채를 발행해야할 정도로 나쁜 편이 아니다. 그러나 기업은 일단 신주인수권을 확보해두고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일 기업지배구조 컨설팅 업체 네비스탁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분리형 BW를 발행한 상장기업은 204개사(발행건수 기준)로 작년 같은 기간의126개사보다 63% 증가했다.

연초 이후 상장사들이 BW 발행을 통해 모집한 자금은 총 2조42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동기(1조3천498억원)보다 51% 늘었다.

코스닥 상장사의 BW 발행이 161건 1조2천860억원으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38건의 BW가 발행돼 6천845억원이 모집됐다.

분리형 BW 발행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한 지난 4월2천274억원이었던 발행 금액은 5월 5천506억원, 6월 2천682억원으로 증가했다.

발행 금지가 임박한 7월 발행액은 5천37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천55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BW는 채권에 일정 기간 내에 정해진 가격으로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증권이다. 투자자들은 보통 채권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이자를 받으면서 만기에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고, 주가가 BW 발행 당시 정해놓은 가격보다 높으면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시세차익까지 누릴 수 있다.

BW는 분리형과 일체형으로 나뉘는데, 분리형은 채권과 신주인수권을 따로 분리해 거래할 수 있어 투자자들이 선호해왔다. 올해 발행된 BW는 모두 분리형이다.

그러나 분리형 BW가 최대주주, 오너 일가의 지분 확보나 편법적 상속·증여 수단으로 변질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금융당국은 제도 도입 14년 8개월 만에 발행을금지하기로 했다.

최대주주가 싼값에 신주인수권을 사들여 지분율을 높이는 사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도입된 제도가 악용된 것이다.

엄상열 네비스탁 팀장은 "연초 이후 지난달 25일까지 총 5천765억원 어치의 신주인수권이 분리 매각됐는데, 분리된 신주인수권을 매수한 주체는 대부분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라고 말했다.

올해 BW를 발행한 기업들의 1분기 말 현재 최대주주 지분율은 평균은 28.91% 수준이다. 분리 매각된 신주인수권을 모두 최대주주가 사들인다고 가정하면 지분율이35.51%로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최대주주가 3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면 정관 변경, 이사 해임 등의 주주총회안건이 올라왔을 때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한편, 올해 분리형 BW를 발행한 기업들의 평균 유동비율은 220.5%로 자금 흐름이 비교적 원활한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비율이란 기업의 단기부채 상환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현금 동원력이 좋다는 뜻이다.

엄 팀장은 "분리형 BW를 통해 저금리로 미리 유동성을 확보해두는 것도 좋지만,제도 폐지가 임박해 발행이 급증한 것을 보면 유동성보다도 신주인수권 확보를 위한것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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