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장단기물 금리 격차 2년 만에 최대

입력 2013-08-18 05:58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장기물 투자 '실종'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미국 양적완화 축소 시점이 임박하면서 장기채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채권시장에서 단기물 대비 장기물의 금리가 가파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장·단기물 금리 격차가 2년래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18일 한국금융투자협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현재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의 금리는 각각 연 2.96%, 연 3.67%로 금리 격차는 0.71%포인트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1년 5월 20일(0.71%포인트)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큰 것이다.

단기물과 장기물을 대표하는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의 금리 격차가 이처럼 크게벌어진 것은 최근 단기물 대비 장기물의 금리 상승이 가팔랐기 때문이다.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연초 연 2.82%에서 이달 16일 2.96%으로 0.1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에 국고채 10년물의 금리는 연 3.19%에서 연 3.67%로 0.48%포인트 급등했다.

특히 이달 들어 단기물 대비 장기물 금리의 상승 곡선이 더 가파랐다.

이달 들어 16일까지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0.04%포인트 상승했지만 10년물의금리는 0.18%포인트 높아졌다.

국내 채권 금리가 상승한 배경은 글로벌 경기회복 조짐이 곳곳에서 확인되자 미국 출구전략 시점과 강도를 둘러싼 우려가 거듭 불거졌기 때문이다.

미국에 이어 최근 발표된 중국의 수출·생산·투자지표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호조를 보이자 경기회복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신동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만일 미국이 자산매입 축소를 급격하게 진행한다면 출구전략 종료 시점이 그만큼 앞당겨져 긴축에 대한 우려도 빨리 찾아올 수밖에없다"면서 "채권시장 안정화 여부는 출구전략 시기보다 강도의 문제"로 진단했다.

글로벌 경기회복 조짐이 상대적으로 단기물보다 장기물의 금리 상승을 자극한이유는 금리 상승 국면에서 단기물 대비 장기물의 리스크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장기물이 단기물보다 만기가 긴 만큼 금리 상승 때 자본손실 가능성이 커져 투자자들은 금리 상승 국면에서 장기물 대신 단기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가중평균만기(듀레이션)를 축소한다.

최근 주요 채권투자자의 장기물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수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 기금, 자산운용사 등 주요 투자자의 전체 순매수에서 장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아졌다.

외국인의 전체 순매수 규모에서 장기물(만기 5년 초과)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15.4%에서 이달 들어 12.9%로 감소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장기물의 금리가 하락하려면 경기전망이 부정적이거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는 미국의 출구전략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기회만 오면 장기물을 매도하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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