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덤핑 피소 세계 2위…"집중 견제 대상"

입력 2013-08-21 05:54  

신흥국이 전체 피소의 86%…한국은 11% 차지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가운데 지난해 한국기업의 반덤핑 피소 건수가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투자업계와 세계은행(WB), 삼성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기업의 반덤핑 피소 건수는 21건으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았다.

1위는 중국(56건)이었으며 대만이 한국과 같은 21건이었다.

그 외 태국(10건), 인도(9건), 베트남(8건), 미국(7건), 일본(6건), 인도네시아(6건)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피소 건수 중 신흥시장은 168건으로 전체의 85.7%를 차지했다. 선진국 피소 건수는 14.3%(28건)로 훨씬 낮았다.

신흥국 중에서도 한국이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다.

한국의 반덤핑 피소 건수는 전년 11건에서 21건으로 급증했다.

한국의 주요 수출 경쟁국인 일본은 5건에서 6건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전체 피소 건수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세다.

한국의 비중은 전년 7.75%에서 작년 10.71%로 상승했다. 2009년 3.29%였으나 2010년 5.16%로 오르더니 10%선을 넘어섰다.

반면에 일본은 작년 3.06%로 3년 연속 3%대에 머물렀다.

중국은 2010년 25.82%, 2011년 30.99%, 작년 28.57%로 높았지만 경제 규모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한국에 대한 견제가 더 강력한 것으로 나타난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세계 GDP의 1.61% 규모다. 반면에 반덤핑 피소는전체의 10.71%에 달했다. GDP 비중 대비 반덤핑 피소 비율은 6.65로 나타난다.

중국과 일본은 이 수치가 각각 2.49와 0.37이다. GDP 비중을 고려하면 한국이중국보다 2.7배, 일본보다 18배가량 강하게 피소를 당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처럼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대응은 이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많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최근 오바마 행정부의 국제무역위원회(ITC)결정에 대한 거부권은 애플의 로비력이 작용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일 정도로 보호무역주의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 기업들의 대비는 정교하지 못하다"며 "기술력이나 마케팅력 외에 정치적 로비력에 영향을 받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분석했다.

최근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은 특히 한국의 주요 수출국 및 산업에서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정보기술(IT)과 석유화학, 자동차 등 한국 주력 산업 대부분이 보호주의의 집중표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경훈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보호주의 성향이 심화함에 따라 무역의존도가 높고 무역수지 흑자국인 한국이 희생양이 될 소지가 있다"며 "기업은 지적재산권과 환경규제 등을 새로운 사업기회로 활용해야 하며 정부는 보호주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국제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doubl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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