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주 '급등'…단기과열 우려 높아져>

입력 2013-08-27 11:50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모터스의 주가상승에 힘입어 국내 2차전지 관련주가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올랐지만 실제 실적 개선까지는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단기 과열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11시 30분 현재 삼성SDI[006400]는 전날보다 0.85%오른 17만7천500원에 거래됐다. 주가는 장중 17만9천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삼성SDI는 테슬라모터스에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계약 완료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지난 23일과 26일 연속 3%대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SDI 측은 납품설을 부인했지만 주가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같은 시간 전기차 수혜주로 주목받은 일진머티리얼즈[020150]는 0.32% 오른 1만5천500원에 거래됐고 LG화학[051910](0.18%), 성신이디피(1.32%), 파워로직스[047310](0.37%)도 3일 연속 올랐다.

테슬라가 미국 증시에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주가가 고공행진하자 국내 2차전지 관련주도 상승세를 탔다.

삼성SDI는 기존 사업의 변화나 실적보다 테슬라 주가에 따라 움직이면서 최근 3개월 동안 37.45% 상승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45.53%, 코스모화학[005420]은 54.29% 올랐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전기차 시장의 중장기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테슬라를포함한 관련주의 단기 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전기차 배터리로 원형전지셀을 채택했기때문에 삼성SDI의 부품 공급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도 "실제 부품이 채택되기까지는 1∼2년이 걸리기 때문에 실적 개선은 시차를 두고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0% 이상 증가한 것은긍정적이지만, 전기차 제조업체의 공격적 판매가격 인하와 마케팅으로 판매가 급증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가격 인하 정책이 이어질 경우 부품 업체들도 납품가 인하 압박을 피할 수 없기때문이다.

장정훈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시장 성장 가능성과 이에 따른 2차전지제조업체의 기업가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단기간 펀더멘털 변화를 기대하기는어렵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도 부담스러운 수준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가 7∼8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한다고 가정해도 현재 20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다소 과하다는 것이다.

문경준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와 2차전지 산업에는 다양한 외부 변수가 있는 데다 앞으로 기존 양산차 업체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막연히 긍정적인 실적 전망만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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