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권업계에 사정 '태풍'…광다증권 초강력 징계

입력 2013-09-04 14:14  

FT "기업공개 투자자 오도한 5개 증권사에도 '철퇴'"

최근 대대적인 고위층 사정을 진행 중인 중국시진핑(習近平) 정부가 증권업계에서도 대대적인 사정작업에 나섰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신문은 최근 한 증권사의 주문사고로 중국 증권업계의 추잡한 속 사정이 드러났으나 중국 당국이 이를 바로잡기 위해 초강경 징계를 내렸다며 이 같은 조치를 "중국을 위한 최고의 처방"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시범 사례로 걸린 사건은 지난달 16일 벌어진 광다(光大·에버브라이트)증권의 주식 주문실수 사고다.

당시 광다증권은 시스템 소프트웨어 오류 때문에 3천만 주 매수 주문을 30억 주로 잘못 내보냈고, 이로 인해 상하이종합지수는 순간 6% 이상 폭등했다.

이 증권사 트레이더들은 곧바로 자사 시스템 오류 때문임을 파악했으나, 이를상하이증권거래소에 보고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고 시도했다.

자사가 보유한 상장지수펀드(ETF)를 팔고 또한 주가가 곧 이전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예상 아래 지수선물 하락에 베팅한 것이다.

FT는 "모두가 증시의 이상 폭등을 주시하는 가운데 이러한 야바위를 저지르고무사히 빠져나갈 것으로 믿었다는 점은 중국 증시에서 내부자거래가 얼마나 판을 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행태는 그간 중국 증권사들이 잘못된 행위가 적발돼도 미미한 벌금만 내고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조사를 거쳐 최근광다증권에 5억2천300만 위안(약 950억원)의 벌금을 물리고 증시·선물 시장에서 자기자본 거래(프랍트레이딩)를 금지했다.

이 같은 벌금은 이 증권사 작년 이익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기록적인 액수다.

게다가 쉬하오밍(徐浩明) 광다증권 총재에 대해서는 60만 위안의 벌금과 함께증시 거래에서 영구 퇴출이라는 극약 처방까지 내렸다.

FT는 작년 파생상품 투자로 거액의 손실을 낸 JP모건의 '런던 고래' 사건을 예로 들어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의 증시 투자, JP모건의 파생상품 투자를무기한 금지한다는 초강경 시나리오는 미국·유럽에서는 믿기지 않게 들릴 것"이라며 이번 징계의 수위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특히 광다증권의 모기업인 광다그룹이 중국의 대표적인 국영 금융그룹 중 하나이며 광다증권도 중국 제7위의 대형 증권사임에도 이번처럼 초고강도 징계를 내린것은 더욱 충격적이다.

이번 징계를 결정한 증감회는 지난 3월 샤오강(肖鋼) 신임 주석을 맞이한 뒤 증시 정화 작업에 나섰다.

그 결과 5개 증권사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투자자를 오도한 혐의로 업무 정지 처분 또는 조사를 받았다.

FT는 "이번 징계가 가혹한 법 집행으로 비치고 있지만 그릇된 관행에 찌들어왔던 중국 증권업계에 올바른 처방"이라며 "앞으로 더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촉매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찬사를 보냈다.

jh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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