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양적완화 유지'…코스피 강보합 마감

입력 2013-09-23 15:35  

동양그룹 계열사, 오리온 지원 불가에 급락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공방 속에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상승으로 장이 마감했지만 양적완화 축소 연기라는 예상 밖의 결정이 있었던 지난 18일 세계 증시가 급등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초라했다.

양적완화 유지 소식이 추석 연휴 휴장으로 코스피에 3일간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 탓에 혜택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가 소폭 상승한 가운데 자금난을 겪는 동양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형제기업' 오리온의 지원 불가 소식이 알려지면서 된서리를 맞았다.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83포인트(0.19%) 오른 2,009.41로 마감했다.

'사자'의 외국인과 '팔자'의 기관이 맞서면서 온종일 변동성이 심한 장세를 나타냈다.

장 초반은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동시에 몰리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지수는 이날 4.86포인트(0.24%) 내린 2,000.72로 출발한 이후 점차 낙폭을 키워1,995선까지 하락했다.

이후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돌아서자 코스피는 단번에 2,000선으로 다시 올라섰지만 오후 들어 기관의 매도세가 커지면서 하락 반전했다.

지수는 이후에도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하다 결국 상승으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천990억원어치 매수 우위를 보여 19거래일 연속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진을 이어갔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2천555억원, 449억원어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날 시장에는 미국의 양적완화 지속 결정에 유동성 축소 우려감이 누그러들긴했지만 경계 심리도 적지 않았다.

한국 증시가 문을 닫았던 사흘(18∼20일)간 세계 증시가 양적완화 유지 재료에널뛰기 장세를 보인 것에 경계감이 일었다.

양적완화 유지 결정이 난 직후 미국과 신흥국 증시는 급등했지만 이후 차익 실현매물이 나오면서 하락했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점이 늦춰짐에 따라 안도 랠리 여건이 조성되긴 했지만 10월 또는 12월에 양적완화 축소가 예상되는 만큼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은 것도 악재였다.

미국 부채한도 상향 조정 협상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 역시 불안요인이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해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미국의 재정 리스크가 커졌다고 얘기한 만큼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이 압승을 거둔 것은호재였지만 이미 예상된 재료라 시장에 반영되기는 부족했다.

프로그램 매매에서 차익 거래는 153억원 순매도, 비차익 거래에서 4천42억원 순매수를 보여 전체적으로는 3천889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등락이 엇갈렸다.

음식료품(3.39%), 기계(1.77%), 은행(1.24%), 금융업(1.11%) 등은 강세였다.

전기·전자(-1.10%), 운수창고(-1.02%), 섬유·의복(-0.93%), 철강·금속(-0.58%) 등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혼조세를 보였다.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보다 1.88% 내린 13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0.58%), POSCO(-0.46%), 한국전력(-1.64%) 등도 하락했다.

현대모비스(1.20%), SK하이닉스(0.83%), 신한지주(0.90%), LG화학(1.11%), 삼성생명(1.94%) 등은 상승했다.

동양그룹 계열사 주가는 오리온그룹이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일제히 하한가로 주저앉았다.

지주사 격인 동양[001520]은 하한가인 955원에 장을 마쳤고 동양네트웍스[030790], 동양시멘트[038500], 동양증권, 동양증권1우가 하한가로 곤두박질 쳤다.

반면 오리온 주가는 안도감에 5.11% 급등한 96만7천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0.04포인트(0.01%) 내린 527.07로 장을 마쳤다.

코넥스시장에서는 10개 종목이 거래됐으며 거래대금은 1억5천만원 규모였다.

아시아 주요 증시는 상승했다.

대만증시는 가권지수는 1.02%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7% 올랐고 상하이A주와 상하이B주도 각각 1.07%, 1.23% 상승한 채 거래되고 있다.

일본 증시는 추분절 휴일을 맞아 휴장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3원 내린 1,073.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kong7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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