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개장 100일> ① 식어가는 창조경제의 동맥

입력 2013-10-06 04:08  

거래대금 '반토막', 상장기업 수 3개 증가에 그쳐총리실ㆍ금융당국 정책지원 부재…투자 매력 사라져

"기관투자자들이 코넥스시장을 신뢰하지않으니 속이 탑니다. 정부 정책자금이 하루빨리 들어와 시장이 안전하다는 사실을보여줘야 합니다." 코넥스 상장기업의 한 대표는 6일 창조경제의 동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의 성장세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오는 8일로 출범 100일째를 맞지만 애초 예상됐던 세제 혜택 도입과 정책자금집행 등 각종 정책 지원이 미뤄지면서 거래대금은 절반으로 줄었다. 개장 첫날 21개였던 상장 기업 수도 3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 개장 초반 '반짝 관심' 이후 지원책 전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장 첫 달인 7월 하루평균 4억4천만원이었던 코넥스시장거래대금은 9월 2억2천300만원으로 반 토막 났다.

코넥스시장 시가총액은 4천688억원으로 출발해 7월 말 4천964억원, 8월 말 5천46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지만 9월 말에는 5천447억원으로 뒷걸음질쳤다.

개장 이후 64거래일 동안 50거래일 이상 매매가 체결된 종목은 하이로닉, 랩지노믹스, 태양기계, 아이티센시스템즈, 아진엑스텍 등 5개사에 그쳤다.

비앤에스미디어는 단 2거래일에만 매매거래가 있었고 그나마 8∼9월에는 단 1주도 거래되지 않았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9월 들어 코넥스시장이 눈에 띄게 생기를 잃은 이유로 정책지원의 부재를 꼽았다. 개장 직후 '반짝 관심' 속에 약속했던 지원책이 줄줄이 미뤄지자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성장사다리펀드의 하부 펀드로 코넥스펀드를 구성, 250억원을 배정했다. 그러나 지난 8월 이후로 예상했던 펀드 집행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총리실 또한 지난 8월 초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개인투자자의 투자 제한 완화 등코넥스시장 활성화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

박성준 대신증권 기업금융서비스부장은 "코넥스시장에선 거래 활성화보다 기업들이 밴처캐피탈(VC) 등으로부터 투자를 얼마나 잘 받았는지가 중요하다"며 "정책자금이 먼저 들어가 민간 투자에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알루미늄 제련·정련업체 스탠다드펌이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2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에 성공하는 등 긍정적 신호도 있다. 그러나 코넥스 개장 100일 만에 단 한 개 기업이 자금조달 성과를 낸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 상장기업들, 개인투자자 진입 장벽 완화 요구 상장 기업과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개인 투자자의 진입 장벽을 예탁금 3억원에서 1억원 수준으로 완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상장기업들의 모임인 코넥스협의회는 분·반기 실적을 공시하는 조건으로 개인투자자 예탁금 인하를 금융당국에 다시 한번 건의할 예정이다. 지금은 결산 실적만공시하면 되지만 투자자보호 차원에서 더 투명하게 회사 상황을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코넥스협의회 부회장인 김군호 에프앤가이드 대표이사는 "금융당국이 아직 개인투자자 예탁금 인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이 죽기 전에 코넥스 생태계를유지하고 살리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진석 에스에이티엔지 대표이사도 "시장 활성화가 되지 않으니 기관과 투자를논의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거래량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코넥스 시세를 100%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코넥스 24개 상장기업 주가는 지난 2일 기준으로 최초 평가가격보다 평균 158.8% 상승했다. 24개 상장사 가운데 21개사 주가가 평가가격보다 올랐다.

피부·미용분야 의료기기 제조업체 하이로닉이 599.2%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다. 전자결제 전문업체 옐로페이가 500.0%의 상승률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개장 첫날 형성된 시초가와 비교한 평균 상승률은 10.2%에 그쳤다.

물관리 솔루션 업체 웹솔루스의 상승률이 199.4%로 가장 높았고 아진엑스텍(-36.7%), 세화피앤씨(-34.4%), 이앤드디(-28.9%)는 하락했다.

chopark@yna.co.kr hye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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