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이종통화 거래에서 국내은행 홀대"

입력 2013-10-07 10:49  

국민연금, 한국투자공사 등 국내 대표연기금들이 이종통화 거래에서 국내 은행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종걸(민주당) 의원이 국내 대표 연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국민연금이 이종통화 간 거래에서 국내은행과 거래한 규모가 외국계 은행과 거래한 규모의 11.0%에 불과했다.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작년 한 해 동안 수행한 약 3억6천만 달러(약 3천850억원)의 이종통화 거래 중 3천500만 달러만 국내 은행을 거쳤고 나머지 3억2천만 달러는 외국계 은행과 거래했다.

국민연금은 원·달러간 거래에서는 절반가량을 국내 은행과 거래했지만, 엔화와달러화 등 원화가 아닌 두 통화 사이 거래에서는 외국계 은행에 대한 편중이 심했다.

한국투자공사는 이종통화 거래에서 국내은행을 전혀 이용하지 않았다.

한국투자공사는 작년 한 해 동안 총 168억 달러 규모의 이종통화 간 거래에서모두 외국계 은행하고만 거래했다.

한편 우정사업본부는 작년에 이종통화 거래는 하지 않고 원·달러 거래만 진행했다.

이처럼 연기금이 외환거래에서 외국계 은행에 치중하는 것은 국내 금융사가 국제 통화에 대한 가격경쟁력이 부족하고 리서치 능력이 취약하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들이 적극적으로 외국 시장에 진출해 전력(트랙 레코드)를 쌓고 평판을만들기보다 국내 소매 영업에만 치중하는 성향을 보이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연기금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트랙 레코드에 따라 금융사를 선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연기금이 국내 금융사의 역량을 높이려는 노력이 부족하고 지나치게 외국계 금융사에만 의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의 경우 지난해 6월 3억 달러 규모의 중국 주식시장 투자를 개시하며위탁운용사에 국내 업체를 일부러 포함시켰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리서치 능력 등에 상대적 우위가 있지만,국내 자산운용사에게도 기회를 주고자 했다"며 "이는 국내 업계 발전에 기여하고자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종걸 의원은 "연기금이 투자수익률 제고를 위해 가장 적절한 거래 상대방을선정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더라도 국내 시중은행을 지나치게 외면하고 있다"며 "연기금은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좀더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hye1@yna.co.kr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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