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양극화…우량등급 '품귀' vs 비우량 '찬밥'

입력 2013-10-29 04:02  

10월 미매각률 역대 최저 수준…우량등급 선호 강화

동양 사태 이후 회사채시장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비우량 신용등급 회사채는 발행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반면 우량등급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실제로 발행된 회사채는 2조7천900억원, 미매각액은 1천261억원이다. 미매각률은 4.52%로 9월 29.01%에서 급감했다.

10월 미매각률은 연중 최저치일 뿐 아니라 역대 최저로 추정된다. 올해 들어 미매각률이 1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매각률은 6월 57.96%에 달했으며 7월에는 32.43%였다. 이달에는 기존 연중 최저였던 8월 13.04%와 비교해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매각률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높다는 의미로, 통상적으로는 회사채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최근 나타나는 미매각률 하락 현상은 동양 사태 이후 우량등급 선호현상이 강화된 결과다.

우량등급 회사채로만 수요가 몰려 AA등급 이상 회사채는 완판되는 반면, 비우량등급 회사채는 발행이 극도로 위축됐다.

최근에도 LG전자[066570], GS[078930], E1[017940] 등이 발행한 6천억원 규모의회사채 물량이 미매각 없이 모두 기관투자자에 팔렸다. 하지만 BBB급은 발행 자체가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AAA급과 AA급 회사채는 각각 2조100억원, 1조1천억원 발행됐다. A급과 BBB급은 4천500억원, 1천100억원에 그쳤다. 특히 지난주에는 A급과 BBB급 발행이전무했다.

김형조 동양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사상 최저 수준의 회사채 미매각률이 비우량기업 회사채에 대한 철저한 외면에서도 비롯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회사채 시장 양극화로 비우량 등급 회사들은 발행 자체를 포기하거나 정부에 회사채 차환 지원을신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약 이전에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하는 수요예측 기준으로도 미매각률은사상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전체 등급 기준 회사채 수요예측 미매각률은 10월 13.4%로, 지난해 5월 수요예측제도 시행 이후 최저다. 특히 AA등급 이상 수요예측 미매각률 역시 사상 최저치다.

AA등급 이상 수요예측 미매각률이 0%였지만 A등급은 50%, BBB등급 이하는 50.3%로 높았다. AA등급 이상 수요만 매우 강하게 나타난 셈이다.

정연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금리가 이어지자 투자자들이 회사채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동양 사태 등으로 우량등급에 대한 선호가 강화돼 등급별로 수요가 크게 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doubl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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