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올해 '연말 특수' 없다"…증권가 비관적 전망

입력 2013-11-07 04:04  

미국 최대 소비 기간으로 꼽히는 연말 추수감사절과 성탄절 소비가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미소매업협회(NRF)가 지난달 1∼8일 미국소비자 6천4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미국 소비자들은 올해 연말 소비 기간에 1인당 평균 738 달러(약 78만3천원)를 쓸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1인당 평균 소비 규모인 752달러보다 2%가량 줄어든 값이다.

연말 소비 기간에 소매업체 전체가 얻을 매출은 작년보다 3.9% 증가할 것으로예상됐지만, 한 사람당 소비 규모는 감소할 전망이다.

11월 말 추수감사절부터 12월 성탄절까지 이어지는 연말 명절 기간은 소매업체들의 최대 '대목'으로 꼽힌다.

특히 추수감사절 다음 금요일인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기업들이 대규모 할인행사를 하고 소비자도 한껏 지갑을 연다.

연말 소비 실적이 미국 연간 소비의 20%가량을 차지할 정도이며, 이 기간 실적으로 다음해 미국의 전반적인 소비 동향을 가늠해볼 수도 있다.

미국에 소비재를 수출하는 한국 기업에도 연말 소비 기간은 호재다. 특히 반도체나 단말기 생산 기업, 유통, 의류, 광고관련 기업이 혜택을 볼 기대가 크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 정부 셧다운(부분업무 정지)의 여파가 연말 씀씀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NRF의 조사 대상 소비자들은 미국 정치권의 재정 정책과 관련한 갈등이 올해 소비 계획에 영향을 줄 것 같냐는 질문에 29%가 영향을 다소 주거나 줄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이에 국내외 증권가에선 올해는 미국 연말 소비 기간 경기 회복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식시장이 소비 기간 호재로 상승세를 보일 기대도 낮아졌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NRF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올해 미국 쇼핑 기간이2008년 이후 가장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국제쇼핑센터협회(ICSC)와 지난달 성인 1천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가 셧다운 등을 이유로 지출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 연말 소비 기간이 예전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증권사들 사이에서도 이런 우려가 제기된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미국의 1인당 실소득이 거의 증가하지못하고 있다"며 "고용 회복이 미약하고 실질소득도 낮아지는 것을 보면 연말에 현재수준을 뛰어넘는 강한 소비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반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연말 소비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만큼 결과가 예상보다 조금이라도 좋게 나오면 관련 기업 주가가 힘을 받을 가능성이있다"고 전망했다.

hye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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