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개인 주식거래 대금이 무려 1조1천억원

입력 2013-12-02 04:00  

거래소, 시장질서 망치는 '큰손' 실태보고서 발간외국인 계좌도 79개 적발…거래대금 61조5천억

개인투자자가 연간 1조1천억원이 넘는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주식을 사고팔다 시세조종 혐의로 적발됐다.

한국거래소는 2일 시세조종이나 불건전주문 등으로 주식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큰손'들의 실태를 낱낱이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한해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시세조종 혐의가 적발돼 금융감독원에 통보된 계좌는 1천379개로 집계됐다.

또 불건전주문을 내 회원사를 통해 경고를 받은 예방조치계좌는 3천31개였다.

이를 합치면 모두 4천410개로 작년 한해 동안 거래가 이뤄진 계좌 419만944개의0.11%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들이 시장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5%나됐다.

이중 대다수(3천897개·88.37%)는 개인투자자의 계좌였다. 그러나 자금력이 막강한 기관 계좌도 361개, 외국인 계좌는 79개나 적발됐다.

특히 외국인의 경우 문제가 된 계좌의 수는 79개로 미미했지만 이들 계좌를 통한 거래대금은 61조5천100억원에 달했다.

개인의 시세조종혐의계좌 및 예방조치계좌 거래대금은 66조7천억원, 기관은 30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좌당 평균 매매금액은 예방조치계좌의 경우 445억8천만원으로 시장 평균(8억2천200만원)보다 53배나 컸고, 시세조종혐의계좌도 평균 182억5천6백만원으로 시장평균의 22배였다.

이러한 계좌 중에는 개인 소유임에도 1조1천억원이 넘는 거래대금을 기록한 경우가 있었다.

분석을 주도한 황의천 거래소 예방감시부장은 "시장 전체 거래대금 상위 5%에예방조치계좌의 63%와 시세조종혐의계좌의 52%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방조치계좌는 평균 105.12개, 시세조종혐의계좌는 평균 61.70개로 시장평균(15.75개)보다 훨씬 많은 종목을 거래했는데 이중에는 최대 1천585개를 거래한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계좌는 직전가 대비 고가/저가 매수비율도 시장평균보다 크게 높아 다른시장참여자보다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데 더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황 부장은 "불건전 거래자는 중단기적으로 특정 종목에 매매거래를 집중하는 대신 다른 종목은 거래하지 않고 은닉하는 거래패턴을 보일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불건전 주문자와 일반투자자 또는 전문투자자를 분류하는 것이 쉽지 않고섬세한 분석작업이 필요하다는 의미"라며 "시장에 순수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투자자라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반복적이고 악의적인 불건전 주문자에 대해선 시장퇴출 등강력한 억제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한국거래소 정기간행물인 'KRX Market' 최근호에 게재됐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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