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구전략에도 '그레이트 로테이션' 없다"

입력 2013-12-22 04:06  

외국인 매수세, 주식 '흔들'·채권은 '탄탄'

'그레이트 로테이션'(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금대이동)의 신호탄 격인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결정됐지만 정작 외국인 매수세가 견조했던 시장은 주식이 아닌 채권이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정례회의 결과가 발표됐던 지난 19일 이후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잔고는 증가했다.

지난 18일 94조2천400억원이었던 잔고는 19일 94조4천800억원, 20일 94조5천300억원으로 계속 늘어났다.

외국인은 국채선물 시장에서도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13∼18일 3년 만기 국채선물을 매일 1만계약 이상씩 순매수한 외국인은 양적완화 축소가 결정된 19일과 20일에도 평균 8천 계약의 국채선물을 사들였다.

견조한 외국인 매수세 덕분에 국내 채권금리는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강세(금리하락)를 보였다.

FOMC 12월 정례회의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일과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의 금리흐름을 살펴보면 국고채 5년물 금리는 0.015%포인트 떨어진 반면 미국 국채 5년물금리는 0.180%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견조하지 않았다.

양적완화 축소가 발표됐던 19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8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다음날에는 171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흔들리면서 코스피 상승폭도 제한적이었다.

양적완화 축소 발표 이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새로 쓰는 초강세를 보였지만, 코스피는 0.44%(1974.63→1983.35)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짓누른 요인은 엔저였다.

양적완화 축소 결정에 달러·엔 환율이 104엔 선을 상향 돌파하는 등 엔화 약세가 심화되자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 만도[060980]등 국내 자동차 관련 종목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됐다.

반면 채권시장은 양적완화 축소 결정을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재료로 해석, 안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FOMC부터 양적완화 축소가 '시기상의문제'로 인식됐기 때문에 이번에 발표됐을 때 채권시장의 반응이 차분했다"며 "오히려 외국인 중심으로 대기매수세가 유입돼 금리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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