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공여 관련 분쟁 급증…투자자 주의 필요

최근 주식시장에서 신용공여 관련 분쟁조정 신청이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공여란 통상 자신이 거래하는 증권사로부터 돈이나 주식을 빌려 투자하는것을 의미하며, 제때 갚지 못하면 반대매매 등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문제는 업황 침체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증권업계에서 신용거래를 일임한 고객에게 과당매매로 손실을 입히는 듯한 모양새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신용공여 관련 분쟁조정 신청건수가 2011년 5건,2012년 8건, 2013년 15건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특히 전체 조정신청 건수 대비 비율은 2011년 4.7%였던 것이 2012년에는 7.5%가됐고, 2013년에는 16.7%로 급등해 6건 중 한 건꼴이 됐다.

분쟁 유형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는 신용공여 거래 개시 전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않은 경우이고, 둘째는 거래 증권사가 전산오류로 만기일 통지를 하지 못하는 등 반대매매 절차를 위반한 경우였다.

거래소 측은 "예컨대 올해 투자자 A씨는 알고 지내던 증권사 직원에게 약 1년간신용거래를 포함한 주식거래를 일임했다가 1억2천800만원의 손실을 본 뒤 위험성과관련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증거 부족으로 이러한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반면 전산오류로 만기일 통지를 받지 못한 고객은 반대매매로 인한 손해액 103만6천여원을 전액 배상받았다.

가장 문제가 되는 셋째 유형은 신용거래를 일임받은 증권사 측이 수수료 수익을늘리기 위한 과당매매로 고객에게 손실을 유발하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이런 과당매매 행위에 대한 조정신청 건수는총 7건으로 신용공여 관련 분쟁의 25%를 차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A씨의 경우 증권사의 설명의무 위반은 입증하지 못했지만, 일임 직후 2개월간 종목별 평균 보유일수가 3.08일이고 단기매매 비중이 98.6%에 이르는 등 과당매매가 있었던 사실이 인정돼 이 기간 손해액의 30%인 350만원을 배상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업계에선 업황이 악화하면서 고객 자산을 무리하게 운용하는 증권사들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거래량이 적다 보니 신용거래까지 끌어들여서 매매를 많이하도록 조장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면서 "신용공여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투자를 결정하면 생각보다 엄청난 양의 거래가 일어나 손실을 볼 수 있다"고말했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증권사 입장에선 높은 이자수익과 반대매매를 통한편리한 채권회수란 이점 때문에 공격적인 신용공여 영업을 할 수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주가 급변시 추가 손실과 반대매매 손해 위험이 커진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