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주 FTA 가서명…증시 수혜주 득실계산은>

입력 2014-02-14 11:47  

대표 수혜업종은 완성차…자동차부품·가전은 '글쎄'

한국과 호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타결되면서 증권가에서는 'FTA 수혜주'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질 전망이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 관세 철폐로 자동차주가 최대 수혜업종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 수입 쇠고기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호주산 쇠고기의 수입이 늘어 수입 육류 유통업 관련 종목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자동차부품 및 가전제품, 철강 부문은 FTA로 관세가 철폐되더라도 실익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데 무게가 실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한국과 호주 양국은 지난 10일 호주 캔버라에서 호주 정부와 FTA에 가서명했다.

양국 합의내용에 따르면 호주는 소·중형 휘발유 승용차, 소형 디젤 승용차, 디젤 화물차에 붙은 5% 관세를 협정 발표 즉시 철폐하고 대형 휘발유 승용차, 중형 디젤 승용차는 3년 안에 없앤다.

자동차주가 단연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배경이다. 특히 승용차의 경우 한국의대(對) 호주 수출품목 중 2번째(20.5%)로 비중이 높아 이번 FTA의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현지 거점생산 등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며 "앞으로는 관세 효과에 힘입어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호주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1%로, 도요타(20%)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자동차부품 관세도 3년 후면 모두 없어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해당 업종에 대한 수혜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호주가 생산 기지로서 매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호주 현지 공장을 정리하는 분위기"라며 "이 때문에 관세장벽이 낮아져도 자동차부품 업체들의 호주 수출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TV나 냉장고, 세탁기 등 호주에 수출하는 가전제품에 부과되던 5% 관세도 폐지된다.

그러나 국내 가전업체들이 이미 대부분 지역별로 생산거점을 확보해둔 상태여서관세 철폐로 별다른 실익을 얻게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철강 부문의 관세도 대부분 사라지지만, 포스코나 현대제철[004020] 등 국내 주요기업들의 호주에 대한 수출 물량이 많지 않아 영향도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보인다.

한편 농축수산물 개방으로 농가들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입 유통업체들은 오히려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호주산 쇠고기에 부과돼온 40%의 관세는 1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관세 완화 속도는 느리지만 호주산 쇠고기가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점유율 1위인 만큼수입 육류 유통업체에는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호주산 쇠고기 가격이 내려가면서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도매 유통업체 외에도 중산층이 애용하는 마트나 슈퍼마켓 등도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호주 FTA가 규모 면에서 국내 산업과 주식시장에 미치는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진우 연구원은 "호주와의 FTA로 무역 장벽이 낮아지긴 하겠지만, 미국이나 EU와의 협정만큼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이슈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앞으로 최종 발효까지 여러 절차가 남아있어 FTA 효과가 당장 증시에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양국은 가서명을 한 상태여서 앞으로 정식서명과 국회 비준 등의 절차가남아 있다. 이를 모두 거치면 2015년 초께 FTA가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yuni@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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