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금리인상·엔저…친숙해 보이는 악재들

입력 2014-02-20 08:49  

지루한 박스권에 갖힌 주식시장에 새로운 악재들이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조기화되거나 엔화 약세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그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우려들에 대해 일종의 '뒷북'이거나 이미 수차례 부상했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해 새로울 것이 없는 사안이라며 크게 부담을 느낄 필요는없다고 조언했다.

◇ 미국 금리인상 조기화 우려…뒷북이냐, 현실이냐 간밤 미국 증시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조기에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는 내용이 담긴 FOMC 의사록 공개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6%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0.65%와 0.82%씩 밀렸다.

시장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중순은 돼야 기준금리 인상 논의에 들어갈 것이고, 인상 시점은 내년초 전후가 될 것으로 보아왔다.

20일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지난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시점을 놓고 논쟁이 있었다는 소식이 전고점으로 다시 올라간 (미국) 증시에 조정의빌미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의회 연설에서 한동안 현재의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1월 FOMC 회의 이후에 이같이 밝힌 것인 만큼 뒤늦게 나오는 (1월 회의) 이야기에 동요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충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국가로 꼽히는 한국 투자자들은 과민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주장이다.

그는 "오히려 주가를 움직이는 가장 강한 키인 성장률과 경기 흐름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오늘 저녁 발표되는 유럽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장중 나오는 중국 2월 HSBC 제조업 PMI 잠정치가 주요 변수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신통찮은 결과가 나올 경우 가뜩이나 기준금리 인상 이슈가 불거진 상황에서 시장이 더 흔들리겠지만, 괜찮게 나온다면 시장의 우려가 진정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엔화 약세 재점화 가능성은 최근 일본은행(BOJ)이 기존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엔화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국내 증시에는 부담요인이다.

최근 발표된 일본의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밑돌았고, BOJ가 3월 종료 예정이었던 기존 대출 프로그램 2가지를 증액 및 연장하겠다고 밝히면서 엔화 약세가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이에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005380]는 1.74% 급락한 22만5천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현대모비스[012330]도 0.33% 하락했다. 운송장비 업종지수는 0.63% 하락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와 일본 증시는 글로벌 투자 자금 입장에선 대체재의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엔화의 방향은 외국인 태도와 불가분의 관계를가지며, 이에 따른 주가 등락의 희비가 엇갈리는 것도 일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행의 추가적 (양적완화) 정책 기대감을 형성시킬 수있는 이슈가 등장한 것은 투자심리를 훼손할 개연성을 갖고 있지만 당장 엔저에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제지표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나 최근 BOJ 회의에서 언급된 경기판단에는 변함이 없었고, 회의후 기자회견에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도경기가 완만한 회복기조를 보이고 있어 추가 양적완화는 필요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조 연구원은 "BOJ는 이미 매월 7조엔(686억달러) 수준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고, 엔저에 따른 에너지 수입비용 증가 등 부정적 측면이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기에 사실은 이럴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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