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핑 굴레' 벗은 철강주식, 실적 개선 탄력받나>

입력 2014-02-20 10:39  

악재 제거됐지만 주가 반등은 수익성 개선에 달려

미국에 유정용 강관을 수출하던 국내 철강업체들이 실적과 주가 전망을 옥죄던 굴레에서 벗어났다.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해 덤핑 혐의가 없다는 판정을 내렸기때문이다. 덕분에 국내 업체들은 큰 시장인 미국에 대한 수출 확대는 물론 반사이익까지 누릴 수 있게 돼 주가 상승과 실적 개선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18일(현지시간) "한국산 유정용 강관의 덤핑 여부를 조사했지만 혐의가 없어 '부정 판정'(Negative Determination)을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US스틸 등 9개 미국 철강사들은 작년 7월 한국 등에서 생산한 유정용 강관이 덤핑 수입돼 피해를 봤다며 미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반덤핑 조사를청원했다.

제소된 한국업체는 아주베스틸, 대우인터내셔널[047050], 동부제철[016380], 휴스틸[005010], 현대하이스코[010520], 일진철강, 금강공업[014280], 넥스틸, 넥스틸QNT, 세아제강[003030] 등 10개사다.

유정용 강관은 원유·천연가스 등의 시추에 쓰이는 파이프로, 최근 북미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철강재 품목이다. 최종 판정 결과는 오는 7월 나올예정이지만 예비판정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무부의 이번 판정으로 국내 업체들은 실적 전망을 짓누르던 큰 부담을 덜 수있게 됐다.

국내 업체의 전체 판매량 중 미국에 대한 수출 물량이 40∼50%에 달했고 국내판매분보다 수익성도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으면 실적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초 국내업체들은 이번 반덤핑 제소로 10% 안팎의 반덤핑 관세율을 적용받을것으로 예상됐었고 이로 인해 그동안 주가도 20∼30% 가량 하락했다.

이재광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판정으로 미국 유정관 수출의 불확실성이제거돼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더구나 이번 판정에서 한국만 무혐의 결정을 받은 반면 함께 제소된 인도와 대만, 터키 등 8개국 제품은 2.6∼118%의 예비관세율을 적용받았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수출경쟁력이 높아지는 반사이익도 누릴 수 있게 됐다.

이원재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강관업체들은 반사이익까지 예상되기 때문에 반덤핑 우려가 기회로 돌아서는 전화위복의 상황을 맞았다"고 말했다.

국내 강관업체의 작년 강관생산량은 565만t이고 수출판매량은 290만t으로 51.3%를 차지했다. 이중 대미 강관수출량은 185만t으로 전체 수출의 63.8%에 달하는 큰시장이다.

이중 유정관은 미국 수출 강관의 47.4%인 88만t 분량인데 지난 2009년 11만t에서 이듬해 54만t으로 급증한 후 작년까지 4개년 연평균 증가율(CAGR)이 17%에 달했다.

특히 지난 1월 대미 유정관 판매량은 8만6천t으로 작년 동기보다 50.4%나 급증해 올해 대미 유정관 수출량은 처음으로 100만t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미국내 생산능력이 확대되면서 작년 미국의 유정관 수입량은 2012년보다 9%, 송유관 수입량은 15%가 각각 감소했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강관 업체들은 미국에 편향된 수출비중을줄이고 북극자원의 수요가 늘어날 러시아 등으로 확대하는 등 수출선 다변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정으로 철강업체들은 큰 악재에서 벗어난 셈이지만, 본격적인 주가 상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판정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세아제강은 지난 5년 평균 주가수익배율(P/E)이 5.7배 수준임을 감안할때 전날 주가가 15%나 상승함으로써 이번 재료의 효과가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 현대하이스코는 해외 냉연가공사업의 수익성이 주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더욱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한 보수적인 투자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판정은 미국 수출을 둘러싼 우려를 불식시켜줄것으로 기대되지만 추가적인 이익 증가 가능성이 아니라 우려 해소에 따른 평가가치(밸류에이션)회복에 초점이 맞춰진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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