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비상' 비우량기업들 상환전환우선주 주목

입력 2014-03-06 04:04  

회사채 시장 양극화에 건설사 중심으로 발행 늘어자금도 확보하고 재무구조도 개선…'일석이조' 효과

회사채 시장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한 비우량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상환전환 우선주'(RCPS)에 주목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011160]은 지난해 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4천억원 규모의 상환전환 우선주를 발행했다.

이에 앞서 SK건설이 상환 우선주를 발행했고 롯데건설도 2011년 자본확충을 위해 발행한 상환 우선주를 갚으려고 다시 상환 우선주를 활용했다.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려고 상환 우선주를 찾고 있는데 최근에는 다른 업종의 기업들로 발행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 들어서는 이랜드리테일이 3천500억원의 상환 우선주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비우량기업이 상환 우선주에 주목하는 것은 회사채시장을통해서는 자금 조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STX·동양 사태를 거치면서 뚜렷해진 회사채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올해들어서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국내 회사채시장에 연초부터 기관들의 수요가 몰려 분위기가 살아나고는있지만 여전히 우량등급인 AA등급을 중심으로 훈풍이 부는 상황이다.

회사채시장에서 밀려난 한계기업들은 대체 조달 방안을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유상증자가 좋은 방법이지만 낮은 주가로유입 자금이 많지 않고 경영권 위협 가능성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발행도 지난해 8월 말부터 금지됐다. 기업 경영진의 지분 확보와 편법 상속수단으로악용된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계기업들은 상환 우선주에 눈을 돌렸다.

상환전환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이지만 일정 기간 내 상환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부채와 비슷하지만 요건을 충족하면 상법과 회계처리상 자본으로 분류돼 기업의 재무비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황원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들로서는 상환 우선주발행을 통해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비우량기업들의 상환 우선주 발행은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작년보다 금리 상승 위험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미매각 물량 부담을 지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 비우량등급의 건설사는 여전히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주요 건설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5조원이 넘는데 만기 도래가 특히 3월과 4월에 몰려 있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다수 건설업체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해 신용등급하락 가능성이 있다"며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차입금 연장 문제는 당분간 투자 주의 사항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kong7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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