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금전신탁, 동양사태 여파로 증가세 둔화

작년 하반기 수탁고 증가율 3.8%에 그쳐

급격히 성장하던 특정금전신탁 수탁고가 지난해하반기에는 동양 사태 여파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퇴직연금신탁을 제외한 특정금전식탁수탁고는 177조7천억원으로 작년 6월 말보다 3.8% 증가했다.

특정금전신탁 수탁고는 2011년 18.7%, 2012년 25.3% 늘었으며 작년 상반기에도10.1% 증가했다.

저금리 기조와 주식시장 보합세로 단기·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선호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터진 동양 사태 이후 소비자의 불안 심리가 확대된데다 금융당국이 특정금전신탁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탓에 수탁고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했다.

특정금전신탁은 고객이 직접 자산운용 방법을 지정하는 신탁상품이다. 고객이금융기관에 돈을 맡기고 특정 기업 주식이나 기업어음(CP), 회사채 등을 사달라고지정하는 방식으로,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동양그룹 계열사의 투자부적격 CP를 동양증권이 사들여 특정금전신탁 형태로 개인에게 팔면서 부작용이 속출하자 금융당국은 최소가입금액을 5천만원으로 설정하는등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57개 신탁회사의 수탁고는 496조7천억원으로 전년 말과 비교해 58조2천억원(13.3%) 증가했다.

은행 수탁고가 245조4천억원으로 21.2% 늘었고 증권사 수탁고는 130조2천억원으로 14.7% 증가했다. 부동산신탁회사 수탁고는 118조8천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수탁액 점유율은 은행 49.4%, 증권사 26.2%, 부동산신탁회사 23.9%, 보험사 0.5% 순서다.

신탁재산 중 금전신탁이 247조2천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6.0% 증가했고 재산신탁은 249조2천억원으로 10.5% 늘었다.

재산신탁이 증가한 것은 기업들이 자산유동화를 위해 은행권 금전채권신탁 수탁고를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은 신탁회사에 매출채권 등을 신탁하고 수익권증서를 기초로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발행,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신탁보수는 8천177억원으로 2012년보다 531억원(6.9%) 증가했다.

작년 말 현재 신탁업을 하는 금융회사는 57곳이다. 이중 전업신탁사인 부동산신탁회사가 11곳이고 은행 20곳, 증권사 21곳, 보험사 5곳 등 겸영 회사가 46곳이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