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연쇄 디폴트 위기…국내증시 영향은>

입력 2014-03-18 11:36  

단기 변동성 커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론 긍정적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가 심상치 않다. 태양광업체 한 곳에서 시작된 디폴트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작용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구조조정의 진척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봤다.

중국 기업의 디폴트는 지난 7일 태양광업체 차오르(超日)에서 시작됐다.

이어 태양광 패널업체인 바오딩(保定) 톈웨이바오볜(天威保變)전기유한공사가실적악화로 채권과 주식거래가 정지되며 우려가 확산했다. 민영 철강회사인 하이신(海흠<金밑에 金金>)철강이 빚을 갚는데 실패했다는 소식도 지난 14일 전해졌다.

18일에는 중국 저장(浙江)성의 부동산개발업체인 싱룬(興潤)부동산이 디폴트를낸 것으로 시 당국이 확인했다. 차오르, 하이신에 이어 세 번째 디폴트다. 태양광,철강에 이어 부동산까지 연쇄적으로 불똥이 튄 것이다.

앞서 2월에는 지린(吉林)신탁이 만기가 돌아온 자산관리상품(WMP)의 투자금을돌려주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며 이른바 은행 밖의 '그림자금융'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선 이런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봤다.

중국 정부가 더는 부실기업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실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13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이젠 기업이나 금융상품의 디폴트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전체 금융시스템이 위협에 처하지 않도록 확실히 조치하겠다는 발언도 내놨다.

하나대투증권은 부실로 인해 중국 증시에서 특별관리종목으로 지정된 50여개 기업을 중심으로 디폴트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디폴트 우려가 큰 업종은 그간 과잉투자가 이뤄진 철강, 태양광, 부동산, 석탄,시멘트 등이 꼽힌다. 이미 디폴트를 선언한 3곳도 철강, 태양광, 부동산 업종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디폴트 여파는 현재로서는 미미하다. 중국 회사채 시장조차도 별 흔들림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반응은 중국 정부의 상황관리능력에 대한 신뢰에서 나온다. 지금까지는 구조조정 의지에 따른 '관리된 디폴트'로 여겨지기에 금융시스템 위기로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깔린 셈이다.

하지만 중국 경제는 성장과 기업실적의 둔화 우려에 직면해 있다. 그렇기에 기업 부채가 늘고 구조조정 압력이 거세지면 기업리스크에서 금융리스크로 번지고, 다시 실물경제의 하방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디폴트 사태의 확산속도·규모, 금융불안으로 전이될지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흔들릴 수도 있지만,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봤다.

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쇄 디폴트 우려에 단기적으로 불안하게 반응할 수있지만 구조조정을 미루지 않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성장 모멘텀에 어느 정도 희생이 있을 수 있지만 비관적인 시나리오로 갈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연쇄 디폴트가 금융불안으로 이어지느냐가핵심인 만큼 중국의 단기금리를 주목해야 한다"며 "금리 급등이 없다면 당국의 관리아래 이뤄지는 과정으로 보기에 시장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princ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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