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시장 개장 첫날…금값, 장외시장보다 높게 형성

입력 2014-03-24 11:54  

장외가격보다 7% 비싸고 골드뱅킹에도 가격 밀려거래 참여자 거의 없고 거래량도 2천184g에 불과업계 "농특세 면세하고 수입금 상장 규정 완화해야"

24일 첫 거래를 시작한 금 현물시장에서 금값이장외시장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6분 현재 KRX금시장에 상장된 금현물(순도 99.99%)은 g당 4만6천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인 텐포어(Tenfore)가 제공하는 국제 금시세를 기준으로 거래소가 산정한 기준가격(g당 4만6천330원)보다 620원 높은 가격이다.

금현물 가격은 개장전(오전 9~10시) 동시호가에서는 g당 4만6천950원에 형성됐으며, 장중 한 때 g당 4만7천400원까지 올랐다.

문제는 이러한 가격대가 장외시장은 물론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상대인은행의 골드뱅킹보다도 비싸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오전 10시 55분 현재 국내 금시세는 트로이온스(31.1035g)당1,327.85달러, 원달러 환율 1,081.60원을 적용했을 때 g당 4만6천170.37원이다. 여기에 수수료 1%를 적용한 실제 금 1g 매입 가격은 4만6천632.07원이다.

장외 가격은 아예 7% 이상 차이가 난다.

우정선 한국귀금속거래소 대표이사는 "현재 장외시장의 금값은 g당 4만3천700~4만3천800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면서 "KRX금시장의 금 가격은 거의 일반인 소매가격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최인제 보스턴메탈 사장은 "참여자가 워낙 없다 보니 한두곳에 불과한 공급자위주로 시장이 운영된 결과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KRX금시장의 누적 거래량은 오전 내내 2천184g에 불과하다.

국내 주요 금수입업체 한 곳의 하루 거래량이 통상 30~40㎏인 만큼 거래량이 최소 10kg는 넘어야 금 거래소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 사장은 "KRX금시장에 공급되는 수입금에 대해선 관세 3%가 면제되지만 대신농어촌특별세 0.6%가 붙은 점과, 금 수입시 금융기관의 파이낸스를 받을 수 없다는점이 가격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금을 수입할 경우 관세나 농어촌특별세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법적 기준이 애매해 관세당국과의 마찰 가능성이높다.

또 금을 대량으로 수입할 경우 기준가격 이하로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지만,현재는 수입하는 금 현물에 대한 대금 전액을 지불해야만 상장이 가능한 구조여서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30~50㎏씩 수입해선 답이 나오지 않고, 200~500㎏이나 1t 이상씩 들여와야 단가를 낮춰 장외시장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저희의 경우 현물을가져오되 소유권은 해외 금융기관 등이 여전히 갖고 있는 상황에서 대금을 송금할때마다 해당 분량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받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텐포어나 런던금시장연합회(LMBA) 등이 제시하는 금시세는 어디까지나 기준일 뿐 실제 금 수입단가는 이보다 한참 낮다"면서 "현재 KRX금시장 시세로는 금거래 양성화란 정책목표 달성이 불가능한 만큼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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