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제재, 글로벌경기에 찬물 끼얹을까>

입력 2014-03-27 10:50  

"경제제재 주체가 오히려 피해자…무역제재 어려울 것"

미국을 위시한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압박에 속도를 내면서 세계 경기가 위태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러시아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에너지 부국인 탓에 서방과 러시아의 긴장이 높아질수록 파급 효과는 예상보다 치명적일 수 있어서다.

러시아는 서유럽에 대한 주요 원유·천연가스 공급국가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자료를 보면 유럽은 원유의 35%, 천연가스의 32% 정도를러시아에 의존하는 처지다.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의 수위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으나 최악의 상황에 서방이 강도 높은 제재를 결정하고 러시아가 보복 조치로 유럽에 대한 에너지공급을 중단하게 되면 전 세계 경기가 타격을 입게 된다.

2008년 러시아-그루지야 전쟁에서 보듯 러시아의 대외 마찰은 바로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의 폭등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농산물 수출량이 많은 우크라이나까지 제재의 영향을 받으면 국제 농산물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제재를 당한 러시아뿐 아니라 제재를 가한 쪽 역시 '카운터 펀치'를 맞게 되는셈이다.

장화탁 동부증권 매크로전략 팀장은 27일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는 미국보다는 유럽 경기에 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서유럽은 에너지 위기에 빠지고 러시아와 교역량이 많은 동유럽까지 어려워진다"고 전망했다.

장 팀장은 "영국의 경우 러시아 자금을 상당히 많이 유치했는데 이 자금이 빠져나가게 되면 복합적인 위기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서방의 '아킬레스건'인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려고 미국과 서유럽이 에너지 안보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당장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중단 조치를 상쇄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효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셰일가스나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고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려고 하지만 러시아에서 파이프로 직송되는 천연가스를 대체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가 정치적 선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걷잡을 수 없는 전 세계적 충격파 때문이다.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 전략실장은 "경제제재의 대표적 피해자가 경제제재를 가하는 국가가 되는 상황"이라며 "크림반도 하나만으론 무역거래 제한까지 제재강도를 높일 명분이 되지 않아 양측의 대치상황이 오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hsk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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