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급락…외국인 '순매수 행진' 이어갈까>

입력 2014-04-07 11:40  

최근 국내 주식을 쓸어담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주춤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지난주말 정보기술(IT)·바이오주의 약세 여파로 하락하자 7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수 강도도 다소 약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4일 미국 뉴욕의 나스닥지수는 2.6%(110.02포인트) 급락한 4,127.73으로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급등한 IT·바이오주의 조정 영향이 컸다. 미국주요 기업에 대한 1분기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외국인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일 기준으로 지난달 26일부터 9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으나 이날 오전에는 관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현재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320억원 수준이다. 이를 두고 시장 안팎에선 미국 주가 하락으로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한 게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난주말 미국 증시의 급락은 IT·바이오주 조정 때문이지펀더멘털(기초여건) 약화로 인한 추세적인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주가 하락은 실적 악화 문제나 펀더멘털 문제는 아니며 최근 단기 과열주로 꼽히는 바이오주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관련 주식이 조정을 받은 탓"이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2분기에는 미국 경기 정상화가 속도를 내면서 미국 증시와 신흥시장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외국인도 기업 실적 부진보다 미국 경기 정상화에 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는 작년 말과 연초 최악의 한파를 극복하고 2분기에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 경기 정상화는 전 세계 경기와 금융시장의 개선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달 중 국내 증시에선 실적 부진에 대한 걱정에도 외국인이 매수를 지속해 주가를 받쳐줄 것"이라며 "지수관련 대형주 중심으로 증시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국내 상장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 결과는 여전히 증시 변수로 꼽힌다.

우리투자증권의 강 팀장은 "외국인 매수가 지속할지는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이관건"이라며 "4월 중순 시작되는 어닝시즌(실적발표 기간)에서 실적이 예상치에 맞으면 코스피는 이달에 2,050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밑돌면 외국인 매수세와 증시가 악화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3천943억원을 순매도했으나 코스닥시장에선 7천98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주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한국전력[015760], 하나금융지주[086790], LG디스플레이[034220] 등을 사들였고 현대차[005380]와 삼성중공업[010140], 엔씨소프트[036570], 현대건설[000720], SK, 대림산업[000210], 현대모비스[012330], POSCO[005490], 기아차[000270], 삼성증권[016360] 등 종목을 순매도했다.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위메이드[112040]와 루멘스[038060], 에스엠[041510], 서울반도체[046890], CJ오쇼핑[035760] 등을 주로 순매수하고 GS홈쇼핑[028150]과 성광벤드[014620], 다음, 삼천리자전거[024950], 인터파크INT[108790] 등 종목을 팔아치웠다.

indig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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