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강세…국내 증시에 힘 실어줄까>

입력 2014-04-09 11:50  

강력한 지지선이던 원·달러 환율 1,050원 선이무너지면서 원화 강세가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완만한 원화 강세가 그간 증시에는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인 영향이 우세했다고 본다.

업종별로는 수출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으므로 수출주에 악영향을, 내수주에는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통념이 여전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현지생산 확대나 수입원자재의 비중의 정도에 따라 업종 특성보다는 기업별로 영향이 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2원 내린 1,046.0원에 개장했다. 시가 기준으로 1,050원 선을 밑돈 것은 2011년 7월27일(1,049.9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시가는 2008년 8월19일(1,045.8원) 이후 가장 낮다.

최근 월평균 환율(종가)을 보면 1월 1,065.80원에서 2월(1,070.97원)과 3월(1,070.69원)에 1,070원대로 올랐지만, 이달 들어서는 8일까지 평균 1,055.68원이다. 작년 12월의 1,056.06원이 2008년 8월(1,047.11원) 이후 가장 낮았다는 점은 현재 환율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다. 세계 금융위기 직전 환율로 돌아간 셈이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하락하는 원화 강세 현상은 그간 큰 흐름으로 여겨졌다.

무역흑자에 힘입어 경상수지가 지난 2월까지 24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외환보유고도 매월 최대치를 갈아치우며 3천500억달러를 넘어선 게 주요 배경이다. 국내에 도는 달러가 많아졌으니 원화의 상대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거시 건전성이 다른 나라보다 두드러진 것도 원화 강세의 이유로 꼽힌다. 최근외국인의 순매수도 한몫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투자하려고 달러를 원화로 바꾸다 보면 원화 값이 올라가게 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원화 강세를 용인하는 정책적 배경이 있다고도 본다.

중요한 점은 원화 강세의 지속 가능성과 속도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연말 원·달러 환율의 컨센서스 평균은 1,070원인데 다수의 이코노미스트는 1,000원과 1,050원 사이 값을 올해 연말 환율 예상치로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또 속도는 완만할 것이란 견해가 현재로선 우세하다.

물론 국내 경기 회복으로 수입이 늘 수 있다는 점과 4월에 해외로의 배당금 송금이 집중된다는 점은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강세속도를 늦추는 배경이 될 수도 있다.

김용구 연구원은 "환율 변화의 속도가 문제시되는 경우만 아니라면 원화 강세는외국인 순매수를 매개체로 시장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며 "환율 변화의속도가 문제시되는 경우만 아니라면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업종별 종목별 영향을 놓고는 시각이 엇갈린다.

원화 강세 때 수출주보다 내수주가 유리하다는 것은 통설이다. 수출주의 가격경쟁력 약화를 우려해서다. 실제 이날 오전 삼성전자와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등 현대차 3인방 주가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국내투자자들은 원화 강세의 수혜주로 포스코나 한국전력을, 피해주로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업종을 꼽는 경향이 여전하다"고말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장기지지선을 밑돈 2004년 11월(1,150원 하회)과 2006년 1월(1,000원 하회) 당시의 초과 수익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두 시기에 동시에 코스피 대비 초과수익을 거둔 업종은 철강금속, 전기가스, 화학정유, 음식료 업종이다. 그는 "이들 업종은 총산출에서 수입중간재 비율이 수출비율을 압도하는 업종인데 원화강세로 수출경쟁력이 타격을 받지만 수입중간재 비율이더 높아 수입단가 하락에 따른 채산성 개선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의 현지 생산이 늘면서 환 위험이 줄어든데다, 업종이나 기업에 따라 수입 원자재와 중간재 비용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르기에 그 영향이 엇갈릴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김용구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원화 강세기간에 업종별 주가를 분석해봤지만, 환율 변화의 업종별 영향력이 불분명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주요 수출주가 해외 생산기지 구축으로 환 리스크를 통제해왔고 원자재·중간재 수입 비중이나 외화부채 수준 등은 업종과 무관하게 개별기업마다 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원화 강세 기간에 보였던 외국인의 움직임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외국인은 막연한 환율 수혜업종보다는 개별기업의 펀더멘털(기초여건) 변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투자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삼성전자[005930]와 주요 자동차 관련주에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IT, 자동차는 섹터 전략의 최우선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원화 강세가 영업이익률과 경상손익 개선에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유틸리티(한전),철강(포스코), 음식료(CJ제일제당) 등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princ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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