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 끝 모를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자잘한 구조조정이 잇따랐던 만큼 새삼스럽지 않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그 강도가 세지는 모습이다. 업계 최상위권에 속한 삼성증권[016360]이 11일희망퇴직과 지점 축소에 나섰을 정도다.
최근에는 인수·합병(M&A) 이슈까지 가세함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구조조정이 장기화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황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지만, 올해 들어 월간 취업자 증가 폭이 60만명을 웃도는 고용시장의 호조와는 정반대 상황이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 최악 업황에 적자 증권사 속출 증권업계의 구조조정 배경은 수익성 악화에 있다.
국내 62개 증권사는 2013회계연도(2013년 4∼12월)에 1천9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02회계연도 이후 첫 손실이다. 28곳이 적자였고 흑자를 낸 곳도 그 규모는 초라했다.
작년 10~12월엔 2천억원이 넘는 순손실로 악화일로의 상황을 보여줬다. 분기 순이익이 5천억원에 달하던 게 불과 2~3년 전이기에 격세지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근본적으로는 증시 침체 탓이었다. 상장주식 하루 평균 거래액은 2011년 9조1천억원에서 2012년 6조9천억원, 지난해 5조8천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증권사가 넘치고 수익은 줄다 보니 고객유치 경쟁은 치열해졌다. 수수료를 깎는출혈 경쟁은 수익을 추가로 갉아먹는 악순환을 자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조조정 필요성 측면에서는 거래방식 변화도 한몫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 증권사를 직접 방문해 주문을 내는 개인 투자자는 100명 중의 1명꼴도 안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대부분이 홈·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HTS·MTS)을 이용한다. 굳이 돈 들여서 많은 지점을 유지할 필요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의 지속은 앞으로도 사정이 나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아서다.
단기적으로 보면 경기가 나아지고는 있지만 박스권에 갇힌 증시를 바라보는 개인들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냉랭하다.
중장기적인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도 증권업을 어렵게 만들 공산이 크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강해지면 증시에는 부정적일 수 있어서다.
저성장 흐름도 주식시장 침체와 거래감소의 요인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청년 취업난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따른 가계소득 감소는 투자여력축소를 불러온다.
◇ 사실상 상시 구조조정 체제…감원에 지점 축소 잇따라 그간 증권사별 구조조정은 외형만 봐도 그대로 드러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증권사 임직원 수는 2011년 말 4만4천55명에서 지난해 말 4만243명으로 8.7%(3천812명) 줄었다. 이 기간 비등기임원은 767명에서 645명으로 15.9%, 계약직원도 8천112명에서 6천483명으로 20.1% 각각 감소했다.
전체 증권사의 본부부서가 2011년 말 1천960개에서 지난해 말 1천824개로 6.9%(136개) 줄었고 국내지점은 1천778개에서 1천476개로 2년간 17.0%(302개) 없어졌다.
구조조정 방법은 감원과 지점 축소가 많다. 주로 리테일(소매) 부문이 수술대에올랐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지난해 연말에 희망퇴직을 실시해 350명을 구조조정했다.
대신증권[003540]은 지난해 12월 말 8개 지점을 다른 지점과 통합했다.
미래에셋증권[037620]은 3년 전부터 지점 대형화와 신규 채용 축소로 구조조정을 해왔다. 한 때 158개에 달하던 지점 수는 78개로 줄었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아예 간판을 내리는 곳도 생겼다. 2008년 6월 설립된 애플투자증권은 쌓이는 적자를 견디다 못해 지난해 주총에서 청산을 결정하고선 지난달 금융위에서 금융투자업 폐지승인을 받았다.
교보증권[030610]은 지난해에도 6개 지점을 자산관리 전문 점포로 바꿔 다른 지점 내부로 옮긴 데 이어 올해도 10개 지점 폐쇄를 추진했다. 메리츠종금증권[008560]은 초대형 거점 점포 전략을 펴기로 하고 기존 19개 전국 지점을 5개의 초대형 점포로 개편 중이다.
동부증권[016610]도 2곳을 줄여 42곳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현대증권[003450]은 리서치센터의 조직을 Ɗ부 15개팀'에서 ཆ개팀'으로 축소하고 센터 인원도 78명에서 49명 수준으로 줄이고 있다.
삼성증권도 이날 희망퇴직과 지점 축소 방안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희망퇴직 인원이 300~500명에 달하고 지점 수도 25% 가량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증권이 지난해에도 계열사 전출과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몸집을 줄여왔다는 점에서 다른 증권사의 추가 구조조정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게다가 증권업계의 M&A는 구조조정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동양증권[003470]이 대만 위안다(元大)증권에 팔리기에 앞서 올해 초 임원 50%를 줄이고 대규모 조직개편을 하는 동시에 직원 500명을 줄인 게 대표적인 사례다.
농협금융지주에 팔린 우리투자증권[005940]과 농협금융지주 산하 NH농협증권[016420]의 합병을 앞두고 중복사업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양사에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우리투자증권 1천명, NH농협증권 150명가량을 줄일 것이라는소문이 돌면서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현대증권, 아이엠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078020] 등도 매물로 나온 상황에서금융당국이 증권업계 M&A 촉진방안을 내놓으며 업계 재편을 유도하고 있어 구조조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지난해부터 자잘한 구조조정이 잇따랐던 만큼 새삼스럽지 않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그 강도가 세지는 모습이다. 업계 최상위권에 속한 삼성증권[016360]이 11일희망퇴직과 지점 축소에 나섰을 정도다.
최근에는 인수·합병(M&A) 이슈까지 가세함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구조조정이 장기화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황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지만, 올해 들어 월간 취업자 증가 폭이 60만명을 웃도는 고용시장의 호조와는 정반대 상황이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 최악 업황에 적자 증권사 속출 증권업계의 구조조정 배경은 수익성 악화에 있다.
국내 62개 증권사는 2013회계연도(2013년 4∼12월)에 1천9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02회계연도 이후 첫 손실이다. 28곳이 적자였고 흑자를 낸 곳도 그 규모는 초라했다.
작년 10~12월엔 2천억원이 넘는 순손실로 악화일로의 상황을 보여줬다. 분기 순이익이 5천억원에 달하던 게 불과 2~3년 전이기에 격세지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근본적으로는 증시 침체 탓이었다. 상장주식 하루 평균 거래액은 2011년 9조1천억원에서 2012년 6조9천억원, 지난해 5조8천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증권사가 넘치고 수익은 줄다 보니 고객유치 경쟁은 치열해졌다. 수수료를 깎는출혈 경쟁은 수익을 추가로 갉아먹는 악순환을 자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조조정 필요성 측면에서는 거래방식 변화도 한몫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 증권사를 직접 방문해 주문을 내는 개인 투자자는 100명 중의 1명꼴도 안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대부분이 홈·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HTS·MTS)을 이용한다. 굳이 돈 들여서 많은 지점을 유지할 필요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의 지속은 앞으로도 사정이 나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아서다.
단기적으로 보면 경기가 나아지고는 있지만 박스권에 갇힌 증시를 바라보는 개인들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냉랭하다.
중장기적인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도 증권업을 어렵게 만들 공산이 크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강해지면 증시에는 부정적일 수 있어서다.
저성장 흐름도 주식시장 침체와 거래감소의 요인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청년 취업난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따른 가계소득 감소는 투자여력축소를 불러온다.
◇ 사실상 상시 구조조정 체제…감원에 지점 축소 잇따라 그간 증권사별 구조조정은 외형만 봐도 그대로 드러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증권사 임직원 수는 2011년 말 4만4천55명에서 지난해 말 4만243명으로 8.7%(3천812명) 줄었다. 이 기간 비등기임원은 767명에서 645명으로 15.9%, 계약직원도 8천112명에서 6천483명으로 20.1% 각각 감소했다.
전체 증권사의 본부부서가 2011년 말 1천960개에서 지난해 말 1천824개로 6.9%(136개) 줄었고 국내지점은 1천778개에서 1천476개로 2년간 17.0%(302개) 없어졌다.
구조조정 방법은 감원과 지점 축소가 많다. 주로 리테일(소매) 부문이 수술대에올랐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지난해 연말에 희망퇴직을 실시해 350명을 구조조정했다.
대신증권[003540]은 지난해 12월 말 8개 지점을 다른 지점과 통합했다.
미래에셋증권[037620]은 3년 전부터 지점 대형화와 신규 채용 축소로 구조조정을 해왔다. 한 때 158개에 달하던 지점 수는 78개로 줄었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아예 간판을 내리는 곳도 생겼다. 2008년 6월 설립된 애플투자증권은 쌓이는 적자를 견디다 못해 지난해 주총에서 청산을 결정하고선 지난달 금융위에서 금융투자업 폐지승인을 받았다.
교보증권[030610]은 지난해에도 6개 지점을 자산관리 전문 점포로 바꿔 다른 지점 내부로 옮긴 데 이어 올해도 10개 지점 폐쇄를 추진했다. 메리츠종금증권[008560]은 초대형 거점 점포 전략을 펴기로 하고 기존 19개 전국 지점을 5개의 초대형 점포로 개편 중이다.
동부증권[016610]도 2곳을 줄여 42곳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현대증권[003450]은 리서치센터의 조직을 Ɗ부 15개팀'에서 ཆ개팀'으로 축소하고 센터 인원도 78명에서 49명 수준으로 줄이고 있다.
삼성증권도 이날 희망퇴직과 지점 축소 방안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희망퇴직 인원이 300~500명에 달하고 지점 수도 25% 가량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증권이 지난해에도 계열사 전출과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몸집을 줄여왔다는 점에서 다른 증권사의 추가 구조조정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게다가 증권업계의 M&A는 구조조정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동양증권[003470]이 대만 위안다(元大)증권에 팔리기에 앞서 올해 초 임원 50%를 줄이고 대규모 조직개편을 하는 동시에 직원 500명을 줄인 게 대표적인 사례다.
농협금융지주에 팔린 우리투자증권[005940]과 농협금융지주 산하 NH농협증권[016420]의 합병을 앞두고 중복사업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양사에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우리투자증권 1천명, NH농협증권 150명가량을 줄일 것이라는소문이 돌면서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현대증권, 아이엠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078020] 등도 매물로 나온 상황에서금융당국이 증권업계 M&A 촉진방안을 내놓으며 업계 재편을 유도하고 있어 구조조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