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효과' 이번에도…브라질 통화상승률 세계 1위

입력 2014-06-12 04:00  

2002 한국, 2010 남아공 월드컵 주최국 통화가치도 상승"외국 관광객들 몰리면서 통화 수요 늘어나기 때문"

"월드컵만 개최하면 그 나라 통화가치가 오른다."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등에서 확인된 이른바 '월드컵 효과'가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현실화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올해 들어 6.17% 상승했다.

호주 달러(5.29%), 인도 루피(4.21%) 등을 앞질러서 세계 주요 40개 통화 중 최고 상승률이다.

헤알화 환율은 지난 연말 달러당 2.3621 헤알에서 지난 10일(현지시간) 현재 2.

2249헤알로 급락했다.

브라질 경제가 최근 성장 부진과 높은 물가 상승률 등으로 고전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헤알화의 강세는 한층 눈에 띈다.

2000년대 후반 5∼7%의 고공비행을 하던 브라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2.49%로 추락했다.

올해 GDP 성장률도 1.80%로 더 떨어질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과 시장 이코노미스트 등은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헤알화 강세의 원인은 우선 고물가를 잡기 위해 브라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아홉 차례에 걸쳐 11%까지 끌어올린 데서 찾을 수 있다.

여기에 미국 양적완화 축소의 충격파가 올해 들어 완화하면서 신흥국 시장이 다시 안정을 찾아가는 흐름도 도움이 됐다.

그러나 그간 특히 신흥국에서 월드컵이 열리면 개최국 통화가치가 올랐던 사례들에 비춰 보면 월드컵의 영향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월드컵 기간인 5월 31일부터 6월 30일까지 2.08% 상승했다.

당시 연초부터 월드컵 폐막일까지 원화 가치 상승률은 무려 9.34%에 이르렀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도 랜드화 가치는 월드컵 기간 1.13% 올랐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을 맞아 외국관광객들이 몰리면서 현지 통화 수요가 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경제가 부진한데도 금융시장은 헤알화강세 등 의외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월드컵이 가까워질수록 상승세가 강해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히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그는 "다만 과거 월드컵 개최국 경제가 대체로 월드컵 이후에 투자 감소로 부진에 빠졌던 사례를 고려하면 브라질에서도 향후 외국 자본의 향방을 주시할 필요가있다"고 덧붙였다.

jh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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