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보다 ECB 영향이 커"…외국인 '팔자'도 잠깐?>

입력 2014-06-16 11:56  

증권가, ECB부양책·원화강세·기업실적 등에 더 주목

20일 넘게 순매수 행진한 외국인이 이라크발 악재가 전해진 지난 13일 순매도로 돌아서며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라크 문제가 당분간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외국인들이 이번 악재로 완전히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물과 선물을 대량으로 내다 팔며 코스피를 1% 이상 주저앉혔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액은 2천551억원이었다.

지난달 13일부터 21거래일 연속 '사자' 우위를 보이며 총 3조4천842억원어치를 사들인 순매수 행진이 끝난 것이다.

이런 태도 변화와 지수 급락은 일차적으로 이라크발 악재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라크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 내 2위 산유국인 만큼 내전 위기 고조감은국제 유가 급등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이는 다시 국내 기업의 이익 하락에 대한우려로 연결되며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이 과거 유가와 지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유가가 10% 상승할 때 코스피의 연간 순이익은 약 2%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라크 악재'가 외국인 수급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이고제한적인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 정책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이 확보된상황이고 국내 기업의 성장과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의 움직임에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나글로벌 경기개선 모멘텀이 세계 증시에 있어 강한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상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ECB 경기부양책으로 말미암아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가 높아진 시점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라크 사태 여파는 단기적 이슈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며 오히려 ECB의 부양책으로 인한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한국을 제외한 주요 아시아 주식시장의 낙폭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점에 주목한 분석도 여럿이다.

이라크 사태에 따른 유가 상승 및 기업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외국인이 방향을전환했다면 동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했어야 하는데, 대만 증시는 0.1% 하락에 그쳤고 중국과 일본 증시는 각각 0.9%, 0.5% 상승했다는 것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3일 외국인 매도는 이라크 리스크보다 차익실현 성격이 강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들이 원화 절상으로 짭짤한 수익을 거두게 되며 한국 자산을 일부 내다팔았다는 설명이다. 그가 신흥국 증시가 단기 저점을 확인한 지난 3월 20일과 지난13일의 종가를 비교한 결과를 보면 외국인은 9.7%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라크 사태 이외에 한국 고유 이슈도 악재로인식되면서 우리 증시는 여타 주요국과 비교해 봤을 때 낙폭이 과대했다"며 "따라서추가 하락보다는 하락폭을 되돌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 실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전망도 많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 내 예비생산 능력이 크다는 점과 이라크유전의 상당 비중이 남부 항구도시 바스라(60%)를 중심으로 이라크 정부의 영향력아래 있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내전 상황에 따른 원유 수급 구조의 악화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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