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CB, 추가 부양책 '추석 선물' 내놓을까>

입력 2014-09-04 11:43  

"당장 양적완화 가능성은 희박…부양책 선제 안내 기대"

유럽중앙은행(ECB)이 4일(현지시간)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지 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ECB가 이번에 양적완화 카드를 빼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추가 완화에 대한 선제 안내를 내놓아 투자심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지난달 22일 미국 잭슨홀 회의에서 "성장 촉진을 위해 추가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연설하자 ECB가 결국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퍼졌다.

하지만 ECB가 당장 이번 회의에서 양적완화나 기준금리 인하 등의 강력한 조치를 내놓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준금리는 이미 지난 6월 0.15%까지 인하돼 추가 인하 여지가 거의 없다.

4일 블룸버그가 시장 이코노미스트 5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1명이 이번회의에서 ECB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적완화 조치도 당장 시행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 등 독일의 반대가 상당하다.

또한 ECB가 6월 발표한 민간 대출 유도 조치인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의 실제 시행이 이달부터여서 그 효과도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자산담보부증권(ABS) 매입과 같은 구체적인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시행하려면 기술적 준비 작업도 필요하다.

ECB가 최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ABS 매입 자문 계약을 한 것도 이러한 준비 작업의 일환이다.

따라서 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에 ECB가 향후 양적완화를 시행할 여지를 강조하는 등 선제 안내를 제시하고 실제 시행은 연말이나 연초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독일 베렌베르크 은행의 크리스티안 슐츠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ECB가 분데스방크의 (양적완화에 대한) 저항을 무력화시키려면 독일 정부의 확고한 정치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ECB가 이제부터 양적완화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연말에 채권 매입을시작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김유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ECB는 우선 6월 기준금리 인하와 TLTRO의 효과를 먼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전면적 양적완화는 당장보다는 연말이나 연초가 될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따라서 이번에는 추가 부양 의지를 재확인하고 향후 전면적 양적완화의 여지를 강하게 열어놓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CB가 이 같이 나오면 한국 증시 등의 투자심리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드라기 총재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ABS 매입 등추가 통화 완화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하면 외국인의 한국 증시 매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시장에 '추석 선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6월 ECB 기준금리 인하 후 유럽계 자금이 국내증시에서 7천700억원을 순매수했다"며 ECB 회의 이후 유럽 유동성 상황이 나아지면유럽계 자금이 한국 증시에서 매수세를 확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원은 유럽계 자금의 매수세와 관련해 호텔신라[008770], 메리츠종금증권[008560] 등을 관심 종목으로 제시했다.

jh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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