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훈 예탁원 사장 "후강퉁 연기, 시기의 문제일 뿐"

입력 2014-10-30 14:49  

"중국 증시, 후강퉁 방식으로 개방확대 가능성"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중국 후강퉁(호<삼수변에 扈>港通·상하이·홍콩 증시의 교차거래 허용) 연기와 관련해 "시행 여부가 아닌 시기의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30일 '제5차 범아시아 규제정상회의' 행사 발표차 홍콩을 방문해 후강퉁 시행 주체인 홍콩증권거래소 등의 주요 인사들과 만난 뒤 "이곳 분위기는 시행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정부의 시기 결정만 남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번 행사 참석자들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이번 연기가 결국 후강퉁의 성공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자가 81%로 악영향이 우려된다는응답 9%를 크게 앞섰다.

영국 로펌 앨런 앤드 오버리의 중국 규제 담당 책임자인 제인 장은 이날 행사에서 "중국 정부의 개방 기조를 고려하면 후강퉁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후강퉁이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조치이며 향후중국 증시가 후강퉁과 같은 방식으로 외국 증시와 연계해 개방을 확대할 가능성도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후강퉁 방식은 앞으로 홍콩 외 다른 나라 증시나 채권 등 다른 상품에도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이 있다"며 "중국 내에서도 후강퉁 방식을 기반으로 선전(深천<土+川>) 증시도 홍콩 증시와 연계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국제적 증권결제는 별도의 국제적 예탁결제 기관을 거치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나 후강퉁은 이런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양 증시의 기존 매매·청산결제 플랫폼을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모델을 채택했다.

기존 방식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국제 결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직접 투자가어려웠으나 후강퉁 방식은 개인도 자국 내와 같이 저렴하고 편리하게 상대국 증시에직접 투자 가능한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한다고 유 사장은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이미 예탁원이 국제 예탁결제 업무를 맡아 개인의 외국 직접 투자를 돕는 서비스를 이미 시행해왔고 현재는 세계 37개국 증시에 직접 투자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유 사장은 "후강퉁 방식의 국제적 증권결제 시스템을 아시아 전체 채권·펀드시장에도 적용하는 구상도 나오고 있다"며 아시아예탁결제연맹이 최근 실무 연구진(워킹그룹)을 구성해 이 같은 방안 연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한국 내 위안화 역외시장 구축과 관련해 유 사장은 한국의 위안화 유통 시장이이미 세계 5위 안에 드는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국내 위안화 예금액은 지난 9월 현재 1천246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23배 급증해 역외 위안화 예금액 규모에서 홍콩, 대만,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4위가됐다.

유 사장은 그러나 "한국 내 위안화 잔고는 많지만 여전히 유통 속도가 낮아서한계가 있다"며 "유통 속도를 높이고 위안화 허브로서 경쟁력을 높이려면 결국 관련자본시장 발전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앞으로 위안화 기반으로 은행 대출, 증권 발행·유통, 대차거래 등 증권파생거래와 같은 다양한 금융 상품·서비스가 나와 위안화 허브가 발전하면 한국 금융의 국제화를 이끄는 견인차가 될 수 있다고 그는 기대했다.

jh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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