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식 외국인 '광폭 매도'…"성장 둔화 우려"

입력 2015-01-05 04:06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현대차[005380]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현대차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도는 보름째 이어졌고 지난 한 달간 순매도액은 3천억원이 넘었다.

한국전력[015760] 부지의 고가 매입 논란에 실적 둔화 우려가 더해지면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많이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9일부터 30일까지15거래일 연속 현대차를 순매도했다.

지난달만 놓고 보면 20거래일 가운데 3거래일(4·5·8일)을 빼고 매도 우위를보였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주식수는 201만주(3천384억원)에 달한다.

다만 지난 2일 외국인이 '사자'(4만9천주 매수)로 돌아서 광폭 매도에 일단 제동이 걸린 상태다.

외국인의 매도 속에 현대차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도 43.59%(지난달 30일 기준)로 내려가 지난해 5월 14일(43.51%) 이후 7개월여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현대차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8월 이후 45%대를 꾸준히 유지하다가 한전 부지의 낙찰 발표가 있은 9월 18일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감정가의 3배가 넘는 입찰가에 주주 이익을 무시했다는 비판과 이사회 배임 논란까지 불거지자 외국인들은 현대차에 등을 돌렸다.

부지 낙찰 발표가 나온 이후 외국인은 현대차 주식을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자사주 매입, 배당확대 약속 등으로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지만 돌아선외국인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지난달 24일 현대차가 올해 결산배당 규모를 지난해보다 확대하고 내년 중간배당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외국인은 요지부동이었다.

최근 나온 올해 판매 목표치를 놓고 실적 둔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세계 생산·판매 목표를 820만대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연간 판매 실적인 800만5천152대보다 2.4% 늘어난 수치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올해 2.5% 성장을 목표로 했는데 경영계획상 이렇게 낮은 수치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라며 "제한된 성장에 대한 우려가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중국에 신공장을 짓기로 했지만 본격적인 가동시점이 2017년 말로 예상돼 그전까지는 생산능력의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김형민 KTB투자증권[030210] 연구원은 "헌대차는 올해 신규 해외공장 증설이 없는 가운데 국내 공장에서의 근무시간 단축으로 양적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며 "평균판매단가(ASP) 측면에서도 미국 승용차 시장 성장 둔화로 신차 효과가 반감됐고 재고 증가로 실거래 가격 상승을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ong7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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