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비율 불만 '이심전심'…분쟁 확산 배제 못해
합병을 앞둔 삼성물산과 외국계주주 간 분쟁이 본격적으로 점화했다.
재계와 증시 일각에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지배구조 개편 차원에서호재인 만큼 일부 주주의 반대만으로 무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그러나 외국인 주주들이 삼성물산의 주식가치가 너무 저평가돼 손실 위험에 처했다며 세력을 규합해 공격하면 사태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도제기됐다.
4일 재계와 금융감독원,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해 3대 주주에 올랐다.
1대 주주로 9.79%를 보유한 국민연금이고 최대주주이자 2대 주주인 삼성SDI가 7.39%를 보유하고 있다.
엘리엇과 삼성SDI 간 보유 지분 격차는 0.27%포인트에 불과하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 삼성 보유 지분은 13.99%에 그쳤지만 외국인 보유 지분은 전날 기준 32.11%로 배를 웃돈다.
금감원이 엘리엇의 5% 대량 보유 신고에 대해 정정을 요구했으나 지분 매입 과정과 5% 이상 대량 지분 변동 보고 의무 이행에서 별다른 문제는 감지되지 않는다.
대량 지분 변동 신고는 보유 지분이 5%를 넘어가고 5일 내에 보고하면 된다.
엘리엇은 종전까지 4.9%의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가 최근 2% 이상을 추가로 늘리고 이날 신고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재벌닷컴이 삼성물산의 외국인 보유 지분 변동을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의 외국인 보유 지분은 올해 1월 2일 27.7%에서 전날 32.11%까지 확대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엘리엇이 시간 여유를 두고 보고한 만큼 의무를 위반한 것은아니지만, 마치 전날 지분을 모두 매수한 것처럼 오해할 소지가 있어 정정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엘리엇이 삼성물산 주식을 사들인 가격이 주당 6만3천500원으로, 합병반대 주주를 위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인 5만7천234원보다 높다는 점이다. 더구나제일모직과의 합병 비율이 1대 0.35로 엘리엇은 어떤 식으로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합병 후 투자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 삼성물산 주식을 산 기관투자가 입장에선합병 비율 등에 불만을 느낄 것"이라며 "엘리엇 입장에선 '모 아니면 도'로, 선택할수 있는 카드가 없다"고 말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외국인 주주들이 사전에 교감을 갖고 공격을 개시했을가능성이 있다"며 "외국인 주주들이 힘을 합치면 합병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엘리엇은 이번처럼 소액 주주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문제를 제기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기법을 자주 구사해온 헤지펀드로 유명하다.
2003년 미국 P&G가 독일 웰라를 인수하면서 제시한 주가가 부당하다며 수년간법적 분쟁을 거쳐 주가를 높이는 데 성공했고 작년에는 아르헨티나 채무 불이행 사태를 일으켜 세계적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엘리엇이 운용하는 2개 펀드의 운용 자산도 260억 달러(약 29조원)에 달한다.
따라서 엘리엇이 상당수 외국인 투자자와 연대해 합병 무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제일모직 주주들을 빼고 삼성물산 주주들이 한도액 1조5천억원까지, 지분 기준으로 17% 정도만 합병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합병 계약이 해지될 수있다.
앞서 2004년 영국계 펀드인 헤르메스도 외국인 주주들과 연합세력을 구축해 삼성물산을 공격했다. 당시 헤르메스가 삼성물산의 지분 5%를 확보한 데 이어 호주의플래티넘 등 다른 외국계 주주들까지 가세해 20%를 밑돌던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1년 만에 46%까지 확대됐다.
국내 투자자들도 변수로 꼽힌다.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아직 유보적인 입장을보이고 있고, 주가가 쌀 때 주식을 사놓은 국내 기관투자가 상당수도 합병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삼성물산 지분 2%를 보유한 일성신약 등의 국내 투자자들이 최종적으로 어떤 태도를 보일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을 합병하면 그룹의 중심이되는 것으로 지배구조 개편 측면에선 호재로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다만 소액주주입장에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너무 낮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증권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엘리엇 입장에선 합병 자체를 반대하기보다 투자수익만 거두면 된다"며 "경영 참여 등의 방식을 통해 이익을 올리려는 의도가 강할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2003년 SK의 경영권 확보 시도가 무산되자, 주가 상승 틈을타 주식을 처분하고 1조원에 가까운 차익을 챙기고 떠났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다음 달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9월 1일자로 합병하기로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 주가는 10.32% 오른 6만9천500원에 마쳤다. 하루 거래량이 1천86만여주로 전날의 배를 넘었다. 삼성물산우도 6.70% 오른 4만3천800원에 마감했으며 삼성전자와 제일모직도 각각 5.03%, 4.95% 올랐으나, 삼성에스디에스는 7.34% 내렸다.
indig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합병을 앞둔 삼성물산과 외국계주주 간 분쟁이 본격적으로 점화했다.
재계와 증시 일각에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지배구조 개편 차원에서호재인 만큼 일부 주주의 반대만으로 무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그러나 외국인 주주들이 삼성물산의 주식가치가 너무 저평가돼 손실 위험에 처했다며 세력을 규합해 공격하면 사태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도제기됐다.
4일 재계와 금융감독원,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해 3대 주주에 올랐다.
1대 주주로 9.79%를 보유한 국민연금이고 최대주주이자 2대 주주인 삼성SDI가 7.39%를 보유하고 있다.
엘리엇과 삼성SDI 간 보유 지분 격차는 0.27%포인트에 불과하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 삼성 보유 지분은 13.99%에 그쳤지만 외국인 보유 지분은 전날 기준 32.11%로 배를 웃돈다.
금감원이 엘리엇의 5% 대량 보유 신고에 대해 정정을 요구했으나 지분 매입 과정과 5% 이상 대량 지분 변동 보고 의무 이행에서 별다른 문제는 감지되지 않는다.
대량 지분 변동 신고는 보유 지분이 5%를 넘어가고 5일 내에 보고하면 된다.
엘리엇은 종전까지 4.9%의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가 최근 2% 이상을 추가로 늘리고 이날 신고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재벌닷컴이 삼성물산의 외국인 보유 지분 변동을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의 외국인 보유 지분은 올해 1월 2일 27.7%에서 전날 32.11%까지 확대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엘리엇이 시간 여유를 두고 보고한 만큼 의무를 위반한 것은아니지만, 마치 전날 지분을 모두 매수한 것처럼 오해할 소지가 있어 정정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엘리엇이 삼성물산 주식을 사들인 가격이 주당 6만3천500원으로, 합병반대 주주를 위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인 5만7천234원보다 높다는 점이다. 더구나제일모직과의 합병 비율이 1대 0.35로 엘리엇은 어떤 식으로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합병 후 투자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 삼성물산 주식을 산 기관투자가 입장에선합병 비율 등에 불만을 느낄 것"이라며 "엘리엇 입장에선 '모 아니면 도'로, 선택할수 있는 카드가 없다"고 말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외국인 주주들이 사전에 교감을 갖고 공격을 개시했을가능성이 있다"며 "외국인 주주들이 힘을 합치면 합병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엘리엇은 이번처럼 소액 주주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문제를 제기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기법을 자주 구사해온 헤지펀드로 유명하다.
2003년 미국 P&G가 독일 웰라를 인수하면서 제시한 주가가 부당하다며 수년간법적 분쟁을 거쳐 주가를 높이는 데 성공했고 작년에는 아르헨티나 채무 불이행 사태를 일으켜 세계적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엘리엇이 운용하는 2개 펀드의 운용 자산도 260억 달러(약 29조원)에 달한다.
따라서 엘리엇이 상당수 외국인 투자자와 연대해 합병 무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제일모직 주주들을 빼고 삼성물산 주주들이 한도액 1조5천억원까지, 지분 기준으로 17% 정도만 합병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합병 계약이 해지될 수있다.
앞서 2004년 영국계 펀드인 헤르메스도 외국인 주주들과 연합세력을 구축해 삼성물산을 공격했다. 당시 헤르메스가 삼성물산의 지분 5%를 확보한 데 이어 호주의플래티넘 등 다른 외국계 주주들까지 가세해 20%를 밑돌던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1년 만에 46%까지 확대됐다.
국내 투자자들도 변수로 꼽힌다.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아직 유보적인 입장을보이고 있고, 주가가 쌀 때 주식을 사놓은 국내 기관투자가 상당수도 합병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삼성물산 지분 2%를 보유한 일성신약 등의 국내 투자자들이 최종적으로 어떤 태도를 보일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을 합병하면 그룹의 중심이되는 것으로 지배구조 개편 측면에선 호재로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다만 소액주주입장에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너무 낮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증권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엘리엇 입장에선 합병 자체를 반대하기보다 투자수익만 거두면 된다"며 "경영 참여 등의 방식을 통해 이익을 올리려는 의도가 강할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버린자산운용은 2003년 SK의 경영권 확보 시도가 무산되자, 주가 상승 틈을타 주식을 처분하고 1조원에 가까운 차익을 챙기고 떠났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다음 달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9월 1일자로 합병하기로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 주가는 10.32% 오른 6만9천500원에 마쳤다. 하루 거래량이 1천86만여주로 전날의 배를 넘었다. 삼성물산우도 6.70% 오른 4만3천800원에 마감했으며 삼성전자와 제일모직도 각각 5.03%, 4.95% 올랐으나, 삼성에스디에스는 7.34% 내렸다.
indig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