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용등급 하락 속출…상반기 88개사 강등

입력 2015-07-05 04:07  

올들어 기업의 신용등급 하락이 속출하고 있다.

5일 HMC투자증권이 올해 1∼6월 기업 신용등급 변경 현황을 집계한 결과, 최종등급이 하락한 업체는 88개로 이미 작년 연간 수준(100개)에 육박했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기업의 신용등급 가운데 가장 최근 발표된 2개의 등급 중 낮은 등급을 최종 등급으로 사용한다.

이에 비해 최종 등급이 상승한 업체는 13개에 불과했다.

등급 하락 기업 수는 2010년 53개에서 2011년 50개로 줄고서 2012년 60개, 2013년 100개로 급증했으며 작년에도 100개에 달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88개 업체가 등급이 하락해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이에 비해 상승 기업 수는 2010년 115개에 달했으나 2011년 77개에서 2012년 44개, 2013년 52개, 지난해 39개 등이었다.

이에 따라 등급 상승 업체 대비 하락 업체 배율도 2010년 0.5배에서 올해 상반기는 6.8배로 확대됐다.

등급 하락 업체의 증가는 재무안정성 저하, 지배구조 변화, 모회사의 지원의지약화 등 다양한 요인에 따른 것이다.

예를 들면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지난 6월말 삼성테크윈[012450](현 한화테크윈)의 장기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강등하면서 삼성에서 한화로 계열 변경됨에따라 재무적인 지원 가능성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지난 5월 한국신용평가는 포스코플랜텍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 뒤 포스코의 계열사 지원 가능성이 약해졌다며 포스코기술투자, 포스코ICT, 포스코P&S, 포스코건설 등 포스코 계열사들의 등급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그동안의 등급 산정 방식과는 달리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을 배제해 산정하는 자체신용도(독자신용등급) 도입을 앞둔 영향도 나타나고 있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신용평가사들이 기존 등급과 자체신용도 간차이를 미리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면서 하락 기업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등급 하락은 기본적으로 장기간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국내 주력산업 업황이 나빠진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경기민감업종 기업 등급하향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작년 이후 경기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등급 하향은 대부분 1개 등급 조정에 그쳐 실적 저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업황에 따라서는 추가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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